소리에게
소리야, 엄마는 너를 보며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나름대로 새로운 역사의 시나리오를 쓰며 게임을 하는 것을 보면서
엄마는 잘 안 외워지고 재미도 없다고 느꼈던 역사를 어쩌면 저렇게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어낼까? 싶고 신기하고 놀라워. 그럴 때 보면 정말 똑똑한 것 같은데 수학은 너무나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것을 볼 때는 아닌 것 같기도 해 그렇다면 똑똑하다는 것은 어떤 걸까?
똑똑하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지혜롭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고 우리 삶에서 어떤 것이 더 필요할까?
'똑똑함'은 머릿속에 지식을 잘 담고 빠르게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해. 공부를 잘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잘 푸는 것도 여기에 속하는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친구가 수학 문제를 순식간에 풀어내거나 새로운 게임 규칙을 한 번 보고 바로 이해할 때 똑똑하다고 해. 그런데 수학문제는 순식간에 잘 풀어내는데 새로운 게임 규칙은 몇 번을 해봐도 이해 못 하는 친구도 있고 새로운 게임 규칙은 한번 보고 바로 이해하는데 수학문제는 몇 번을 가르쳐줘도 잘 못 푸는 친구도 있어. 그러니까 똑똑하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빠르게 이해하고 해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런데 '지혜'는 조금 달라. 지혜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서 자라는 힘이야. 많이 알고 있는 것보다 그 아는 것을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를 아는 것이 바로 지혜라고 할 수 있어. 예를 들어 친구가 틀린 답을 말했을 때 똑똑한 사람은 '그건 틀렸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괜찮아, 우리 같이 다시 생각해 보자."라고 말해. 왜냐하면 그 한마디가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지혜로운 사람은 알고 있거든. 또 똑똑한 사람은 '정답'을 찾으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함께 살펴봐. 세상에는 정답이 없는 일도 많거든. 예를 들어 친구와 싸웠을 때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보다 '어떻게 다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지혜야
엄마는 소리가 공부도 잘하길 바라지만, 그보다 더 바라는 것은 지혜로운 아이로 자라는 것이야. 지혜는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실수를 통해 배우고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속에서 자라나.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은 많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그보다 훨씬 드물어. 왜냐하면 지혜는 오랜 시간 사람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마음에서 천천히 자라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수학을 못한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어. 네가 아는 지식과 정보를 연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창의적이고 지혜로운 사람이 훨씬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나름의 시나리오를 써보며 노는 것은 정말 좋은 방법 같아. 친구들이 '우리는 2025년을 사는데 너는 1990년을 사는 것 같다'라고 놀린다며 속상해하는데 기분은 나쁘겠지만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가다가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는 레밍쥐들처럼 다른 아이들 하는 것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이 아닌 네가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것을 깊이 알아가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거야. 엄마는 조금씩 더 따듯하고 깊이 생각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그렇게 말하는 친구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어. 그렇다면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우리는 학교에서 맞는지 틀리는지 정답만을 찾는 공부를 하고 있어. 학교에서 배우는 정답을 찾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나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답할 수 있는 지혜로움은 훨씬 더 중요해. 사람은 지식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살기 때문이야.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10.18(토)
1. 똑똑한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2. 너는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니? 아니면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니?
3. 네가 최근에 했던 선택 중에서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느낀 일이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