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게
요즈음 아빠가 집 주변을 정리하며 철망 안에 가두어 놓고 키우던 개를 대문 옆에 묶어 놓았어. 집 앞에 냇물이 흐르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끔 지나가는데 그때 무섭게 짖으면 엄마는 혹시 개가 풀려서 지나가는 사람을 물어버릴까 봐 마음이 불안해지는데 아빠는 그렇지 않은가 봐.
너 또한 개를 무서워하지 않잖아. 지나가는 개를 보면 귀엽다고 하고 만져보려고도 해서 엄마가 깜짝 놀라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말렸던 것이 몇 번 있었던 것 같아. 너나 아빠처럼 개를 보면 무서워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엄마처럼 무서워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어. 사람마다 불안을 느끼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이야.
누군가는 동물을 볼 때 무서워하며 불안에 떨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어둠을 두려워하기도 해. 어떤 사람은 시험을 앞두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 혹은 친구와의 관계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 불안을 느끼기도 하지. 이럴 때 우리는 '왜 나는 이렇게 불안할까? 혹시 내 안에 트라우마가 있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내가 마음이 너무 약한 것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며 뭔가 다른 사람보다 용감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
그런데 정말 내가 용감하지 못해서 불안한 마음을 느끼고 그 불안은 나쁜 감정일까?
엄마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해. 불안은 우리 마음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라고 생각하거든. 마치 몸이 아플 때 통증으로 알려주듯이, 마음도 우리 몸을 보호하고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지 않도록 불안이라는 감정으로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오는 거야. 그래서 불안을 무조건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내 마음이 지금 무엇을 걱정하고 있을까?”라고 물어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
예를 들어 시험이 다가올 때 불안해진다면, 그것은 네가 그 시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야. 만약 아무 감정도 없다면, 오히려 준비를 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지. 이런 점에서 불안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해. 조금 더 준비하게 만들고, 더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도와주니까 말이야. 동물이나 어둠 또한 마찬가지야. 네가 약해서라기보다는 너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반응일 수 있어.
하지만 불안이 너무 커지면 어떻게 될까? 그때는 오히려 우리를 멈추게 하고, 스스로를 작게 느끼게 만들기도 해. 그래서 중요한 것은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잘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거야. 불안을 느낄 때는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부터 시도해 보는 거지. 개를 만났을 때 다정한 눈으로 개의 눈을 바라보면 개 또한 경계를 풀고 꼬리를 흔들 수도 있거든. 어둠은 잠잘 때 수면 등을 켜지 않고 자는 연습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 시험을 앞두고 불안지수가 너무 높다면 시험공부 계획을 촘촘히 짜서 실천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상상하면 불안한 마음이 훨씬 줄어들게 돼. 정답은 없어. 내가 불안을 느끼는 부분에 대하여 조금씩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시도하다 보면 어느 정도 조절이 되는 것 같아
소리야, 세상에는 불안을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단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야. 다만 그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질 뿐이야. 불안을 부끄러운 감정으로 숨기기보다, 나를 지켜주는 친구처럼 바라볼 수 있다면 너는 훨씬 단단해질 거야.
엄마는 네가 불안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를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대신 이렇게 물어보렴. “나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여 불안한 걸까?” 그 질문을 통해 네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너의 진심으로 원하는 그 무엇을 발견하게 될 거야. 그러니까 그 마음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천천히 들여다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 엄마는 언제나 네 곁에서 함께할게.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함께 생각해 볼 질문 3가지
1. 나는 언제 가장 불안을 느끼고, 그때 무엇이 두려워서 그런 감정이 생겼을까?
2. 불안을 느낄 때 나를 조금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3. 불안을 없애려 하기보다 잘 활용하려면 나는 어떤 연습을 해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