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을 마무리하며
(G) 조금씩 시간을 내어서 지속적으로 영어에 노출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십니다. 꾸준히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경험상 힘들더라고요. 공식적인 마지막 질문드리겠습니다.
유학을 원하는 학생에게 ‘언어적인 측면’과 ‘태도적인 측면’으로 구분해서 조언한다면 어떻게 조언해주실 수 있을까요?
(L) 제가 봤을 때, 유학 간 학생들을 보면 부모님이 도피성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학에 뜻은 없는데 어쩔 수 없이 간 경우를 본 적이 있어요. 반대로 진짜 모범적으로 고향에서 공부하다가 유학을 온 경우도 봤는데 의지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거든요. 원래부터 꿈이 명확해서 유학을 온 경우죠! 하지만 제가 본 대부분은 그냥 놀러 온 경우고,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의지가 어느 정도 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한다면 주변에 물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경우 괜히 한국 사람들에게 물들까 봐 그들과 별로 어울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별로 좋지 않은 무리와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외국까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갔는데 사람을 넓게 만나면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학을 갔다고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만난 여러 사람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유학생 중에 고등학생인 경우는 동아리 활동이 좋겠고, 대학생인 경우 기숙사 생활을 하기를 추천합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여러분들과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만요. 기숙사 생활 속에서 문화 활동이 많아서 좋습니다. 유학원을 대부분 먼저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현지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회가 적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영어를 포함한 언어를 배우려고만 유학을 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G) 좋은 조언이네요! 선생님은 유학원을 가지 않고 바로 고등학교로 간 경우인가요?
(L) 저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유학원에 가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 유학원에서 저에게 어떤 한 지역을 추천해주었습니다. 당시 제 목표는 조금 좋은 학교를 가는 것이었고, 추가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여러 학교 중에서 ○○고등학교 1~10 중에 전 ○○ 고등학교 8을 가게 되었습니다.
(G) 학교가 1부터 10까지 있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L) '사회적 환경'에 따라서 나누었다고 합니다. 이걸 왜 나누었냐면 지원을 다르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경제적인 차이가 있어서, 1에 가까울수록 더 지원을 많이 해서 사회적 경계를 허물려고 나누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G) 제도적으로 참 잘 갖추어져 있네요.
(L) 사실 저도 처음에는 학업 수준 차이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알아보니 지원을 다르게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까지 나뉘어 있고, 대학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의 수익이나 부모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얼마나 주거가 밀집된 곳에 사는지, 부모의 교육 수준도 반영됩니다.
(G) 한국에서는 직업에 서열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부모들이 특정 직업을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뉴질랜드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L) 동양에서 온 경우에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하는 경우도 조금 있었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 부모는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도전하는 것 자체를 응원해주었습니다. 제가 시골에 실습하러 갔을 당시에 담당 약사 첫째 아들이 스튜어디스를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남자가 스튜어디스 한다고 하면 한국에서는 조금 부정적인 입장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L교사가 그런 생각을 가직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들었을 때 스튜어디스라고 잘못(?) 들어서 저는 딸인 줄 알았어요. 첫째 아들이면 다른 자녀보다 기대가 클 수도 있고,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튜어드(steward)*인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담당 약사가 어디 여행 갈 때 할인받아서 간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미루어 봤을 때 아들을 굉장히 뿌듯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녀들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고 왔습니다.
(* 남자 승무원을 나타내는 단어, 여자 승무원은 stewardess.)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뉴질랜드는 ‘자녀가 원하는 목표에 대해 부모가 충분히 지지를 해주는구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거나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이 기준이 아닌 본인(자녀)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응원하고 격려해주더라고요.
(G) 그런 환경에서 자란 학생이 미래에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일을 할지 너무 궁금합니다. 마지못해서 공부하는 사회에서 자란 사람들과는 또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외국 유학 생활을 해 본 적도 없고, 해외에 나가는 데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렇게 간접적으로 듣다 보니 더 자세하게 듣고 싶은데 그 기회는 또 다음으로 기약해보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L) 저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습니다. 다음에 또 초대해주세요!
L교사의 소스: 컴퓨터교육과 (심화 전공)
3관을 나가며; CERULEAN BLUE를 선정한 이유
인상파 작가들은 ‘빛’이라는 요소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다.
하늘을 파란색이라고만 본 것이 아니다.
나무 기둥을 갈색으로만 표현하지 않았다.
그런 것처럼 L선생님은 우리가 있는 그대로를 그리고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주지 않았을까?
우리는 어떤 대상을 그대로 볼까 아니면 편견을 가지고 볼까?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잠시 쉬었다가 마지막 4관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4관 앞에서 만납시다.)
- 도슨트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