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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연한출발 May 16. 2018

집 앞 신사, 기타노텐만구 산책

일본 신사를 산책하는 방법

   '신사'라고 하면 전범과 관련된 신사의 '신사 참배' 등의 뉴스에서 접한 부정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수도 있겠다.

   일본은 전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종교들이 존재는 하나 그 신자는 인구에 비해 굉장히 소수이다. 일본인 주변인들에게 종교를 물어볼 경우, 보통은 무교이거나 불교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교 역시 절에가서 공양을 드리는 한국의 불교도와 같은 것이 아닌, 관혼상제의 방식으로 불교를 택하는 정도로 그리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례식은 많은 경우 불교식을 택한다.

    일본의 종교라고 하면 가장 특징적인 것이 '신도(神道)'라는 것이다. '신앙'이라기 보다 '관습'에 가까운 '신도'는 일본의 토속 신앙으로서 각각의 신사는 각각의 신을 모신다. 그 대상은 토속신이나 자연물 또는 실재했던 인물에서 연필이나 도라에몽과 같은 물건이나 캐릭터까지도 신으로 삼고 모신다.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 北野天満宮(기타노텐만구)


   기타노텐만구는 실재한 인물을 신으로 삼은 최초의 신사라고 알려져있다. 그 실재했다는 역사적 인물은 헤이안 시대의 유명 학자인 스가와라노미치자네공(菅原道真公)인데 이 인물을 모시는 신사는 전국 1만 2천사에 이른다고 한다. 그 총 본산이 기타노텐만구이다. 이 덕분에 기타노텐만구에는 사계절 일본 전역의 수험생들과 그 가족이 이곳을 찾아온다. 특히 일본의 대입 수험 전인 1-2월 가장 붐비며 사시사철 수학여행을 오는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기타노텐만구는 사실 수험생이 아닌 외국인 여행객들에게는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시내 중심에 있는 신사보다 대단히 화려하다거나 접근성이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초봄(2월 말 3월 초)에는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한번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매화가 피어 그 향이 진동하고 신사의 풍경과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또한 매달 25일에는 풍물 장터가 열려 색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신사에서 뭘 하나? (간략한 신사 참배 방법)


신사마다 방식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 적인 흐름으로 이야기해보자면, 신의 공간임을 보여주는 기둥으로 만들어진 문 '도리이'에서 1례하고, 본전에 들어가는 입구 앞에서 목례를 하여 예의를 차린다. 신사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이 우물 같이 생긴 물이 흐르는 '쵸즈야(手水舎'라고 하는 곳. 이 곳에서 손과 입을 닦아야하는데 뱉는 물이 고여있는 맑은 물에 튀기거나 손을 직접 담그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마시는 용도도 아니기 때문에 주의하자.

   참배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보통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이나 화살표 표시가 있다) 본전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는 줄을 서고 던질 동전을 준비하자. 기도 방식 역시 신사마다 다른 경우가 있는데 보통은 종에 연결된 끈(천)을 흔들어 종을 가볍게 울리고(신에게 신호를 줌) 동전을 던지고 목례를 2번 한 후, 박수를 두 번 친다. 박수 친 손 그대로 모아 기도를 하고 마치면 다시 한번 목례를 한다. 이러한 흐름을 2례 2박수 1례(二礼二拍手一礼)라고 부른다. 던지는 동전은 사람 마음인데 보통의 경우 5엔 짜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5엔의 발음이 '고엔'인데 이는 연(縁)을 의미하는 '엔(縁)'에 일본어의 경어 접두어인 '고'를 붙인 '고엔'과 발음이 같기 때문이라고...좋은 인연, 좋은 일이 생기라는 뜻이다.


   기도를 마치면 오미쿠지(운세 뽑기)를 하거나 오마모리(부적)를 사기도 한다. 1-200엔 정도의 돈을 넣고 뽑는 운세 뽑기는 길과 흉이 적혀있는데 흉이 나올 경우에는 보통 읽은 후 신사에 묶어두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 좋은 경우에도 묶는 경우도 있다는데 이는 운이 좋든 나쁘든 신에게 잘 부탁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교토 시내에는 약 800개의 신사와 1700개의 사원이 있어 어딜 가든 다양한 신사를 볼 수 있다. 보통은 개방되어 있어 관광객들도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개방하지 않는 사유지인 경우도 많으니 입장에는 주의하자. 사진 촬영이나 비디오 촬영도 허락을 받아야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 개방되어 있는 신사라고 하더라도 너무 큰 소리로 떠들거나 난리를 피우는 일은 삼가야겠다.


신사 산책이 끝나고...


[기타노텐만구 근처의 맛있는 곳]


- 식사

・두부 정식

    기타노텐만구 바로 맞은 편에 유명한 두부집이 있다. 1시간 기다리는 것이 보통인 이 곳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일본 두부 정식을 먹을 수 있으나 밖에서 서서 기다려야한다. (점심 only) 예산 1인 1300엔


・라멘 시쿠라

   기타노텐만구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에 위치. 금각사에서 와도 멀지 않다. 돈코츠 라멘 전문점으로 개인적으로는 이치란 라멘보다 진하고 맛있어서 좋아한다. 테이블에 고추가루와 마늘도 있으니 한국인 입맛에 맞게 먹을 수도 있다. 예산 1인 1000엔


・이탈리안 다 마에다

    오가닉 로우 푸드 재료를 사용하는 동네의 작은 이탈리안. 일본식 이탈리안을 먹어보고 싶다면 추천. 셰프 아저씨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게 단점. 추천은 연어 파스타와 멧돼지 와인찜. 예산 1인 2-3000엔


-디저트

・포르투칼 카스테라 드 파울로

   기타노텐만구 정문을 등지고 왼편에 위치한 카스테라 전문점. 일본에서 유명한 나가사키 카스테라와는 좀 다른 식감의 눅진한 카스테라가 맛있다.


・카페 Jam Jar Lounge & Inn

 골목 안에 있는 작은 카페, 외국인 주인이 운영한다. 에스프레소 음료가 맛있다.


-타코야끼, 야끼토리 (5시 이후, 맥주 한잔)

蛸虎 上七軒店

 텐만구 정문으로 나와 왼쪽으로 좀 걷다가 보면 빨간 등에 蛸(타코,문어)라고 적혀있는 가게가 있다. 타코야끼 1인분 600엔, 초고추장을 곁들인 문어 숙회도 600엔. 예산 1인 2천엔


焼鳥串焼・伸 (야키토리 신)

    닭꼬치 집. 닭 회도 판매한다. 난 모래집 회를 주문했다가 결국 구워달라고 했지만 그 정도로 신선한 고기의 닭꼬치를 먹을 수 있다. 예산 1인 2천-3천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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