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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교토의 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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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돌연한출발 Jun 18. 2018

오늘 아침 지진이 났다

지진 대피 요령

오늘 아침 교토에 지진이 있었다. 잠을 자고 있었는데 우두두두두 하는 온몸이 흔들리는 큰 진동에 눈을 떴다. 꿈속인지 현실인지 구분조차 제대로 안 되는 와중에도 본능적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밖으로 뛰쳐 나가는데 휴대폰에서 크게 지진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진입니다. 지진입니다.

地震です！地震です！"

우리집은 건축년도가 오래된 사택이라 실내가 위험할 것 같다는 순간적 판단에 밖으로 뛰어 나간 거였는데, 밖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훈련 내용이 떠올라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야 하나 머뭇거리는 사이 진동은 멈춰있었다.

교토는 오사카의 북쪽에 위치해있다. 교토 시내는 오사카의 북동쪽에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뉴스 속보의 자막이 띄워져있었고 아침 방송의 아나운서가 지진 속보를 급히 전달하고 있었다. 이내 화면은 긴급 뉴스로 바뀌었고 아직 흔들림이 이어질 수 있으니 개인의 안전을 확보하라는 주의사항이 반복되었다.

진도는 6 약(弱), 진원지는 오사카 북부

(진도 6약은 서있기 어려운 정도의 흔들림이고, 오사카 북부는 교토와 매우 가깝다)

당직이라 집에 없었던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일반 전화 회선이 마비되어 메신저의 음성통화 기능으로 전화를 했다. 나만큼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느낀 큰 지진에 남편도 놀란 눈치였다.

전화를 끊고 소파에 앉았는데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죽음에 대한 원초적 두려움에 눈물이 주륵 났다.

뉴스에서는 긴급하게 파악된 정보를 전하고 있었다. 해일(츠나미)의 위험은 없으나 여진이 올 수 있으니 주의하라..그 여진은 더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휴대폰 전화가 잘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전차와 신칸센은 대부분 멈췄다. 아직 구체적 피해는 파악 되지 않았다.

일본 전차 JR의 운행 상황. 빨간색 표시가 운행이 정지된 구간, 노란색 표시가 지연 구간이다.

지진이 일상인 일본의 지진 대응 시스템은 아주 잘 되어 있다. 일본에 온지 얼마 안 됐을 때 교토 거주 외국인을 위한 1박 2일 재해 훈련에 참가 한 적이 있었는데, 심장제세동기 사용법부터 지진 진도 체험, 지진 대피 요령, 대피소에서 박스로 공간 만들기 등 상세한 훈련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진이 닥치니 패닉이 왔다.

지진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다른 걸 하려 하면 안 된다. 무조건이다. 쿠션이나 베개 등으로 머리를 감싸고 가구가 쓰러져 넘어지지 않을 장소의 테이블 아래 등으로 대피한다. 실외에 있을 경우에는 주변에 쓰러질 만한 것이 없는 공터로 이동해야 한다.

흔들림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기다린 뒤에는 가스불과 전기를 확인하고 출구를 확보해야한다.(지진으로 인해 문이 뒤틀려 안 열릴 수 있다) 그리고 티비나 라디오를 틀어 상황을 파악한다. 대피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각 지역 대피소로 피난하는데 관광객들은 호텔, 교통수단 등의 직원이나 경찰의 안내에 따르거나 대피 장소로 가면 된다. 이동 시 엘리베이터 이용은 금물이다. 일정 진도 이상에서 자동 운행 정지 설정이 되어 있어 갇힐 수도 있다. 대피소에는 아래와 같은 표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