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필요한 순간
한참 서로의 언어를 공부할 때 우리가 가장 즐겨 찾은 것은 드라마였다.
언어 뿐만 아니라 문화, 자연스러운 어조도 익힐 수 있어서다.
2013년 어느날 시크릿가든이라는 드라마로 한국어를 익히고 있던 마사키가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국 남자들은 이렇게 쉽게, 가뿐히 여자를 번쩍번쩍 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일명 '공주님 안기'
모든 한국 남자들이 이런 건 아니라고 올바른 정보를 주어야했지만...
진실 여부를 묻는 마사키에게 난 침묵했다.
내 침묵에 마사키가 이어서 한 말은
"한국 남자들은 군대도 다녀오기 때문에 다들 저 정도는 쉽게 하는 것 같아"였다.
그 이후로도 나는 계속 침묵했다.
그리고 그는 아직도 모든 한국 남자들이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아주 가뿐하면서도 로맨틱하게 '공주님 안기'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