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중국 비즈니스 꿀팁(?)
2년간 중국 교육부 산하기관에서 일하며
수없이 다닌 중국 출장에서 회의보다 더 중요했던 건 술자리였다.
회의는 이렇게 끝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와 마무리는 술자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었다.
중국의 술 문화는 한국과 많이 달랐다.
테이블부터가 직사각이 아닌 원형 테이블 보통이고 그 때문에 상석 하석 중심의 구분이 모호해지며 보다 평등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상석과 하석, 중심은 존재한다. 입구를 마주 보는 곳에 호스트가 앉고 그 가장 가까이가 상석, 출입구에 가까울수록 하석이 되는 것이 보통. 자리를 잡을 땐 맘대로 앉으면 안 되고 호스트가 일러주는 자리에 앉아야 한다.)
술을 따르고 받고 마시는 방식도 다르다. 공산당의 중국에서 유교 문화를 다시 살리자 하는 운동도 있다지만 술 문화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 술 문화에서 보이는 유교적 특징(?)을 중국인들은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했다.
그 첫 번째는 두 손으로 정중하게 술을 따르는 방식이다.
중국에서도 서로 술을 따라주고 마신다. 하지만 그 방식은 한국처럼 엄격하지 않다. 그저 잔이 조금이라도 비면 따라주는 것이 예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두 손으로 한쪽 팔 위에 손을 얹고 정중히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면 존중받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걸 따라 하는 사람도 많았다.
두 번째는 연장자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다.
습관처럼 고개를 돌리는 나를 본 중국인은 처음엔 의아해하다가 이유를 들으면 역시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상대를 바라보며 마시는 것이 중국의 방식이기에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세번째는 잔을 비우고 채우는 방식이 다르다.
잔을 비우고 그 빈 잔을 상대에게 확인시켜 줄 때 (요즘엔 많이 안 하는 것 같지만) 머리에 잔을 터는 한국의 방식은 중국에서는 볼 수 없다. 중국인들도 역시 원샷(건배: 잔을 말린다는 뜻)이 있어 잔을 비운 후 확인시켜주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잔 속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식이다.
잔이 비었을 때 채우는 방식도 다르다. 한국은 잔이 완전히 비지 않으면 채우지 않지만 중국은 술이 남아있어도 조금이라도 잔이 비면 바로 첨잔을 하는 것이 매너이다. 그러니 상대의 잔을 잘 확인하고 내 잔도 받아두는 것이 좋다.
마지막 차이점은 대부분의 식당에 외부의 술을 반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유를 물어보면 식당의 비싼 술을 믿을 수 없다는 것과 손님을 대접할 때 식당에서 파는 술이 아닌 특별한 술을 대접해야 하기에 그렇다는 대답이 있었다. (가벼운 자리에서의 맥주 정도는 그냥 식당에서 주문한다)
중국 출장 시, 특히 술을 좋아하는 거래처라면 한국의 좋은 술을 준비해 가서 식사 자리에서 꺼내도 좋다. (술을 가져갈 땐 관세법에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