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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아 Oct 10. 2022

독립을 안 하면 안 되는가?

독립할 나이 따위

"독립을 안 하면 안 될까?"


어찌 보면 이기적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다면,

나는 안 해도 된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부모님과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결혼이나 직장처럼 외부요인이 아닌 본인의 의지로 독립을 해서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독립을 하려고 하고, 주변에도 권하는 걸까?

독립을 아직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반드시 심도 있게 생각해야 하는 주제인 것 같다.


과거에는 이렇게 독립적으로 살지 않고 대가족들이 다 같이 살아왔었다.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생겨난 지가 10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는가?

같은 지역에 살면서 상황에 따른 이유 없이 오롯이 독립을 하는 것을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자의로든 타의로든 가족 구성원이 따로 살다가 다시 같이 살게 되면 불편하겠지만

우리 가족은 특별한 공백 없이 아직도 계속 함께 살고 있는 상황이라서,

다시 같이 살게 되었을 때 느끼는 서로 간의 불편함을 아직은 느껴보지 못했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우리 집을 보고 

'여럿이 모여서 북적거리면서 살면 여전히 재밌겠다'라며 부러워하곤 한다.

그러면서 한 마디씩 보태시곤 하는데...


"나이가 스무 살이 넘었으면, 너도 나가서 살아봐야지"

주변 어른들께서 나에게 종종 하시던 말씀이다.



아니, 독립할 나이가 정해져 있는가?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이미 어마어마해진 집값 덕분인지, 돈이나 더 착실하게 모으라는 부모님의 말씀 덕분에 나는 아직 본가에서 그저 행복한 캥거루족으로 살고 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통상 20살이 지나면, 타 지역의 대학을 가거나 취업을 하는 등의 이유로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자취를 시작하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경험이 아직 없다.

통학버스가 잘 되어있는 학교라서 통학으로 대학 생활을 보냈고,

취업을 해야 할 시기에는 내가 타지로 취업을 했을 때, 신입으로서 받게 될 내 연봉과 그 연봉으로 감당해야 하는 주거비용을 비롯한 생활비를 따져보았다.

내가 타지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돈을 생각보다 많이 모으지 못하거나 누리고 살아갈 삶이 너무 팍팍해질 것 같다'는 단순하고도 나름에는 현실적인 생각을 기준으로 판단해서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에 그대로 직장을 잡게 되었다.


현재 직장 역시도 차로 30분 내외의 충분히 통근이 가능한 거리라서 굳이 독립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현재까지도 본가에서 삶을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살아보니 어느덧 오늘날의 서른한 살의 내가 되었다.


수동적 독립의 시기를 놓친 지금, 나는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독립을 계획해야 한다.

이러다가 몇 년이 더 지날 수도 있다.


에잇, 독립할 나이 따위가 어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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