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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Aug 07. 2019

공무원이 아니어도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사람도 있고, 인생을 여행하듯이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또 안정을 추구하다가 모험을 추구하게 될 수도 있고, 모험 끝에 안정된 삶을 추구하게 될 수도 있다. 맞고 틀리고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보면 내 인생은 오로지 나의 책임이라는 말이 무서운 순간이 올 수도 있다. 내 인생을 오로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가 마냥 가벼울 수가 없으니까.


우리나라 청년층(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0%로 2008년 이후 OECD 국가에서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나는 이 지표를 보며, 회사와 같은 어느정도 안정된 삶을 보장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대학교까지 졸업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가 아닌 학교 밖의 꿈을 쫓고 싶지만, 꿈만을 쫓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니까.

 

공무원 열풍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와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하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 취업이 가능해졌다. 공무원은 만 60세까지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최근 5년간 9급 국가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60대 1을 훌쩍 넘고, 9급 지방공무원 역시 서울시는 9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개인의 선택이나 가치관과 상관없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안정만을 최고로 꼽게 만드는 사회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말인 즉슨, 공무원 이외의 직업들은 대게 안정이 보장되지 않거나 워라밸, 육아휴직 등이 힘들다는 말이니까. 이는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다.


누구의 탓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때일수록 더욱 기반을 다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업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고용하여 근로자를 늘림으로써 주말 출근 및 야근을 줄이고, 건설업장의 근로자들이나 자영업자들 역시 사회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하여 실업이 되었을 경우 구직급여 혹은 취업촉진수당을 보장받는 등 노동자는 실업이라는 사회적 위험 시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육아휴직 역시 남녀 모두에게 의무화되어 경단녀의 발생을 최대한 줄이고 육아휴직 후 이전 직장에 복귀하는 일이 어렵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언급된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다. 이 글에 적힌 부분 이외에도 더 많은 부분에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고용보험의 경우에는 단기간 근로자 혹은 자영업자들이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거나 가입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어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 또 육아휴직 대체인력에 대한 논의 및 대안도 필요하다.

다만 나는 워라밸이 가능해지고, 정년이 보장되고, 사회 보험을 통해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공무원만큼의 안정성이 보장될 때. 즉, 어느 직업을 선택해도 먹고 사는 일때문에 직업을 포기하지 않아도 될 때,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될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



이상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런 사회를 원한다. 먹고 사는 것에 지쳐 연애나 결혼, 출산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고, 50세에 퇴직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실직 되었을 때 구직급여를 받으며 취업에만 신경쓸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글, 영화, 음악, 미술, 요리 등 뭐든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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