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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Aug 26. 2019

아이 스스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낯선 사람을 조심해야돼.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통해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은 무서운 인상을 가진 나쁜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그래서 나쁜 사람은 대게 만화나 영화 속 악당의 모습과 닮은 사람. 즉, 칼을 들고 있거나 위협적인 말과 행동을 하고, 모자와 선글라스 혹은 마스크를 낀 모습을 생각합니다.


실제로 EBS 다큐프라임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 1편을 촬영하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었습니다. 제작진은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누가 낯선 사람인 것 같아?"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여자보다 남자가 낯선 사람이라 생각했고, 잘생긴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같은 사람인데도 웃고, 인상쓰고, 무표정하느냐에 따라 낯선 사람으로 느꼈습니다. 이 실험 결과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도 알아볼 수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아이들은 보여지는 얼굴 뒤에 다른 마음이 숨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이용해 많은 유괴범들은 아이를 납치할 때 아이에게 낯설지 않은 사람이 되려합니다. 엄마 혹은 아빠의 아는 사람, 혹은 어린이집의 새로온 선생님, 종이접기 선생님 등 아이의 옷이나 가방을 보고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낯설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접근합니다. 부모님 혹은 어린이집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낯설지 않은 존재일 뿐만 아니라, 아이 머릿속 낯선 사람의 이미지와 달리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의 모습은 아이로부터 경계심을 낮출 수 있게 만듭니다.

아이들역시 반복되는 교육덕분에 낯선 사람이 다가올 때 경계를 하지만 그렇게 다가온 어른이 위급한 상황이라며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아이들은 도와주게 되는 것이라고 아이들은 말했습니다.


아이에게만 도움을 요청하는 어른은 없다.


해마다 실종아동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지난해(2018)만 신고건수가 2만건을 넘습니다(21,980명). 또 아직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장기실종아동 역시 6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역시 낯선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유괴범이 나타나 위급한 상황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도와줍니다.


위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도와주려는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기에, 응용행동분석가 레이먼드 밀텐버거 교수는 실제와 같은 유괴상황을 만들어 수없이 연습해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에게 연습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고 실제 상황을 연출하여, 그때마다 바로바로 위험했던 부분들과 주의할 점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얘야, 아저씨가 강아지를 잃어버렸는데 혹시 같이 찾아주지 않을래?"라고 말하며 아이에게만 도움을 요청하는 어른은 없다는 것을 꼭 알려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실험한 켄 우든 박사의 실험결과 딱 한 명의 아이가 위급한 상황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어른을 보고 다른 어른을 부르러 갔다고 합니다. 아이가 생각하지 않고 바로 행동할 수 있을 만큼 반복해서 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낯선 사람이든 아니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 스스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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