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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Aug 28. 2019

언어는 가치관을 담고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는 작년(2018년)부터 성평등 언어사전을 만들고 있다. 성평등 언어사전이란 (2019년 기준 6월 6일부터 6월 11일까지) 온라인에서 진행된 성차별 용어 바꾸기 캠페인을 말한다. 올해는 701명의 시민이 참여하여 1825건의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재단은 국어학자, 여성학자 등의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대표 사례 10건을 선정했다.


먼저 작년(2018년) 사례를 살펴보면 시민들의 제안 608건 중 가장 많이 접수된 제안(100건)이 여교사, 여배우, 여의사, 여경, 여군, 여자고등학교, 여직원 등 직업 명칭 앞에 붙인 '여'를 떼어달라는 것이었다. 여뿐만 아니라 흔하지는 않아도 남자간호사처럼 남이 붙는 직업도 있다. 직업 앞에 성별을 붙여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미망인이나 과부와 같은 남편을 잃은 여성을 일컫는 말 역시 바껴야 한다. 미망인의 한자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을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고, 과부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남편을 잃고 혼자 사는 여자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단어를 유가족으로 대체해야한다. 세 번째로 학부형이라는 단어 역시 바껴야 한다. 학부형은 학생의 아버지와 형을 의미한다. 물론 이제는 학부형보다 학부모라고 쓰지만, 나는 학부모에서 보호자로 한 번 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이 뿐만 아니라 미혼이 아니라 비혼, 유모차가 아니라 유아차 등의 성평등 언어 사전 시즌 1이 2018년에 선정되었었다. 

에따라 미망인과 과부, 학부형을 포함해 서울시는 구시대적 행정 용어를 고치고자 지난해(2018년) 국어바르게쓰기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친 행정 용어 13개를 발표했었다.


올해(2019년)는 단어 앞에 붙는 '맘'이라는 단어를 없애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종 선정된 사례 10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부에서는 낙태가 임신중단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낙태의 심각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부적절하다고 하고, 분자 분모 역시 두 단어는 성차별적 함의 없이 이미 교과서상에서 용례가 굳어진 단어인데 성차별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억지스럽다고 지적했다.



충이나 김여사와 같은 단어를 나는 성차별적인 용어가 맞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편만 드는 아빠에게, 운전에 미숙한 남자를 낮추어 부르는 말은 쉽게 떠오르지 않고 곰곰이 생각해봐도 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특정 행동에 성별을 붙여 그 성별 전체를 지칭하는 말은 바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말 한마디, 글 한줄에 녹아있다. 그래서 언어는 그 시기, 그 시대의 가치관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하나의 작은 행동이 습관을 바꾸는 것처럼 누군가는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단어 하나하나를 바꾸는 일에서부터 생각과 가치관의 변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단어 하나쯤이 아니라, 단어 하나부터 바껴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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