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1991년 작품으로 주인공 델마와 루이스가 휴가를 떠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남편이 있는 델마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남편의 허락을 받으려는데 결국 말을 꺼내지 못하고 남편이 출근한 사이 집을 나와 여행을 떠나게 된다. 마음 속으로는 '당신은 나의 남편이지 아버지가 아니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용기가 없는 것인지 끝내 일 잘하고 오라는 말만 건넨다.
그렇게 여행을 떠난 델마와 루이스는 숙소로 가던 도중 클럽에 잠시 들리게 된다. 우연히 들린 클럽에서 델마는 할렌이라는 남자를 만나고 함께 춤을 추는데 이후 그로부터 강간당할 뻔 한다. 저항하는 델마를 온 힘으로 누르고 또 때리며 강간하려는 순간 루이스가 총을 겨누고, 델마를 구한다. 그럼에도 남자는 델마와 루이스를 성적으로 모욕하자 루이스는 그를 총살한다. 우발적으로 남자를 살해한 뒤 델마와 루이스는 현장에서 떠나게 되는데 이후 자수를 망설이는 델마를 보고 루이스가 이야기한다. "그 놈이랑 춤추는 널 수백 명이 봤어. 세상 사람들이 우리 말을 믿어 줄 것 같아?" 정당방위라고 자수해봤자 그 남자와 춤을 췄기에 강제성에 대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루이스. 함께 춤을 추고 논것이지 성관계를 동의한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춤을 추며 놀았기에 암묵적으로 동의했을거라고 다들 생각할 것이라 말하는 루이스를 보며 얼마나 어떻게 적극적으로 저항했는지 물어보는 현행법이 생각나 씁쓸했다.
이후 사막으로 도주하는 중 그녀들은 트럭을 모는 아저씨를 여러 번 반복해서 만나게 된다. 트럭의 뒷부분에 여성의 몸매를 적나라하게 묘사해놓은 그림을 그려놓은 트럭 운전사는 델마와 루이스에게 혓바닥을 내밀고 흔들거나, 여성의 성기를 낮추어 부르며 희롱한다. 그녀들은 운전사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만 여전히 운전사는 그녀들을 비웃고 그에 델마와 루이스는 트럭에 총을 쏴 폭발시킨다.
영화 속 그녀들이 저지른 범죄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할렌이 델마를 강간한 일이 잘못이듯, 루이스 역시 할렌을 죽인 일은 잘못이고, 제이디가 델마의 돈을 훔친 일은 잘못이나 델마 역시 강도가 되었고, 트럭 운전사가 성희롱을 일삼은 것은 범죄이지만 그에 트럭을 폭발시키며 맞대응 한 일 역시 명백히 범죄가 맞다.
하지만 맨 처음 할렌이 델마를 강간하지 않았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고, 트럭 운전사가 델마와 루이스를 계속해서 성희롱하지 않았다면 트럭이 폭발하는 일 역시 없었을 것이다. 그저 여행을 떠난 그녀들을 주변 사람들은 돌아가며 희롱하고, 만만하게 보았으며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았다. 현실이 이상일수는 없지만, 나는 강간이나 성희롱은 성별을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서 존중한다면 최대한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체적으로 약하다고 만만하게 보지 않고,'성적인 존재'로만 보지 않으면 되는 일인데.
살해당한 할렌이나 트럭 운전사가 델마와 루이스에게 어떤 행동을 했더라도 그녀들이 싫다는 말에 곧장 행동을 멈추고 미안하다고 말했더라면 죽는일도, 트럭이 폭발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들은 살인이 목적이 아니었고, 트럭을 폭발하는 일이 목적이 아니었다. 다만, 그들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사과를 받고 싶었을 뿐이다.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인식하여 희롱하고 강간하는 영화 속 몇몇 남성들에 대응하여 범죄로 맞대응한 델마와 루이스. 개봉한지 30년 가까이 되었지만 여전히 공감받는 영화라는 것은 씁쓸하지만, 지금의 우리가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없었던 시절에 살고 있지 않듯이, 누군가를 인간 대 인간으로서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댓글로도 말하지 못하는 때가 오길 조심스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