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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Oct 27. 2018

우리는 수단과 목적이 전도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산업화와 자본주의는 사람을 돈의 노예로 만들었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사람을 재구성한 것 같다. 어쩌면 ‘빈곤세포’라도 있는 것일까. 돈이 없는 빈자리에 빈곤 세포가 파고들어 사람을 좀 먹고 있는 것 같다. 단지 돈이 없을 뿐인데 음식, 옷, 집, 생필품조차도 구매할 수가 없어졌고, 그런 상황은 마음과 정신까지 빈곤하게 만들었다. 정말 단지 돈이 없을 뿐인데.

    

어떤 물건이 필요해서 구매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인데 어느새 사회는 물건 구매보다는 ‘돈’에 초점을 두는 사회로 바뀌었다.

돈은 많은 것을 바꾸었다. 돈은 신분이 없어진 사회에 새로운 신분제도를 만들었다. 돈으로 물건을 사게 된 이후로 돈이 있는 사람이 살 수 있는 물건과 돈이 없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물건까지 구분되었다. 돈이 있어 소유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소유하기 위해 계속 돈을 가지려 하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살아가기 힘듦에 비참함을 안고 살아간다.


물론 돈을 버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 그냥 돈을 벌면 그만이다. 하지만 돈을 번다는 것에는 생각보다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신체적으로 노동이 가능해야 하고, 취업을 하고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학력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제는 학력뿐만 아니라 각종 대외활동부터 자격증, 어학연수까지 필요하다. 돈을 벌기 위해 취업을 하지만 애초에 돈이 없으면 학교를 다닐 수가 없고 취업을 할 수가 없다.

   

돈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된 사회에서 돈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목적이었던 돈을 나눌 생각이 없다. 물건을 사기 위한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돈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은 이런 사회를 만든 자본주의만의 잘못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사람들의 소유욕망을 자극하여 이런 사회를 만들도록 했지만 결국 결정은 인간의 몫이지, 자본주의라는 이념의 몫이 아니다.

    

다만 계속해서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돈이라는 것이 있어 사람들의 삶에 원동력이 되고,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좋지만 돈이 없거나 작아도 나의 삶을 보장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에서 주택을 임대하거나 보급해주고, 등록금이 작아 누구나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학교에 갈 수 있고, 비정규직 없이 누구나 정규직으로 취업하여 일에 맞는 임금을 받는 등 돈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고 꿈을 꿀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나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더라도 현실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꿈을 접게 된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돈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돈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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