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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Mar 09. 2020

당신이 더 당당해지면 좋겠습니다.

넷플릭스 <종이의 집> 시즌 1화. 앨리슨 파커와 파블로

앨리슨과 파블로는 오늘 1일이 되었다. 사귀게 된 두 사람은 견학간 조폐국 화장실에서 키스를 하고 애무를 한다. 그러던 중 앨리슨이 손을 저지하자 파블로가 멈춘다. "알았어. 내가 너무 서두르는 거 알아"라며. 그러나 진짜 사건은 여기서부터 발생되었다.

파블로가 말한다.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해야겠지? 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거야."

"정말 예쁘다. 셔츠를 좀 열어서 더 섹시하게 해 봐."

"네 휴대폰으로 찍으니 원하면 나중에 지우면 돼. 우리끼리만 볼 거야."

렇게 말로 속여 앨리슨이 카메라를 바라본 그 순간 갑자기 파블로가 브래지어를 내리고, 사진 촬영 버튼을 누른다. "이 사진이면 인터넷에서 난리가 날 거야" 라고 말하며. 앨리슨이 파블로에게 내 휴대폰 내놓으라며 소리치고 휴대폰을 뺏으려 해도 파블로는 이미 SNS에 업로드를 했다. 그리고 앨리슨의 소리치는 목소리로 인해 둘은 강도단에게 발각되어 휴대폰을 뺏기고, 붙잡혀 한 장소로 끌려간다.


이후 하루쯤 지났을 때쯤 강도단이 인질들에게 필요한 것을 묻는다. 누군는 낙태약이 필요하다 했고, 누군가는 불안완화제, 당뇨약, 설트랄린 등 각종 약이 필요하다 할 때 앨리슨이 손을 들고 자신도 요청이 있다며 말한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사진을 지우고 싶어요." 라는 말에 "안 돼"라고 말하며 지나치려 했던 강도는"속았거든요."라는 말에 다시 돌아온다. "누가 절 화장실로 데려가서 제 벗은 몸을 찍었어요. 이제 부모님, 선생님, 언론까지 모두가 보게 됐어요."고 말한다.


모든 인질들과 강도들이 모여있던 곳이였지만 앨리슨은 담담하지만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그에 아무도 비웃거나 "뭐 그런 일쯤"이라며 힐난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강도도 "동영상을 찍어서 메시지로 보내면 돼. 다들 걱정 안 할 거야. 그렇게 하면 돼" 라며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던 강도단의 상황에서 최대한 앨리슨을 위한 해결책을 마련해준다. 그리고 카메라는 파블로의 불안한 표정을 비추고 있었다.


또한 스토리가 전개되며 강도단 중 한 사람의 지문이 검출된다. 그리고 경찰은 강도단을 압박하기 위해 그 사람이 도둑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성매매 포주였다고 언론에 거짓으로 밝힌다. 그리고 그 압박은 실제로 통했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강도단과 인질 총 60여명의 사람들이 표정이나 눈빛 등 비언어적인 표현으로도 앨리슨을 비웃는다거나 한심하게 쳐다보지 않았던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물론 각본대로 연기를 하는 것이겠지만, 그 뒤의 여러 사건들에서도 성범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메시지와 대사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을 보며 그 사회성범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했다.


파블로처럼 어디에나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은 있다. 그러나 사회에서 그 행동들이 용납 혹은 방관되지 않는다면 피해자가 주눅들 일도, 2차 피해를 걱정할 일도, 불법촬영된 사진이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소비될 일도 훨씬 줄어든다.


사회에서 성범죄, 성매매 등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런 행위를 한 가해자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즉, (행위를) 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행위를) 당한 사람이 생긴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맞다. 가해자가 가해할 마음이 없고, 가해하지 않았다면 피해자의 조심여부와 상관없이 범죄는 일어나지 않는다. 가해자는 여전히 있는데 피해자만 조심시키기 때문에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용납 아니 방관조차 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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