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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Feb 25. 2020

레깅스는 '야한 옷'이 아닙니다.

레깅스를 야한 옷이라고 낙인 찍어서는 안 되는 이유

브래지어를 해야한다고 말하면서 브래지어 끈이 보이는 것 야하다 말한다면 끈을 가리기 위해 한 겹의 옷을 더 입어야한다. 한 여름 더운 날씨에도 나시 입고 걸어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 브래지어 끈, 크롭티, 는 옷, 짧은 치마, 핫팬츠, 심지어 레깅스까지 모두 야한 옷이라는 주장을 하며, 그런 야한 옷이 다른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자극할 수도 있기에 여자친구가 그런 옷을 입지 못하게 통제하려 한다. 여전히.


활동하기에 편해 많은 여성들이 입고 다니는 레깅스. 그러나, 최근에도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레깅스의 성적 대상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누리꾼이 "20대 초반쯤 되는 여자분이 레깅스를 입고 다니는데 시선을 안 뺏길 수가 없었다. 계속 보다가 걸리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적당히 훔쳐봤다"라고 남긴 글에 "남자라면 자연스러운 것" "보라고 입는 거면서 쳐다보면 시선강간이라고 한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레깅스=야한 옷'이라고 낙인찍는 일이 잘못되었다 말하는 이유는 레깅스 '야한 옷'이라 낙인을 찍으면 그 옷을 입고 다닌 사람은 '야한 옷'을 입고 다닌 사람이 되고, 가해자는 빠져나갈 통로가 기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말 상하반신을 모두 탈의하고 돌아다녀 공연음란죄로 체포되지 않는 이상, 무슨 옷을 입든 본인의 선택이고 권리이며 자유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한다. 노출이 있거나 몸매가 드러나는 옷른 사람의 성적 욕구를 자극한다는 것, 그래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그저 가해자들을 위해 마련된 변명이자 성폭력에 대한 책임전가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핑계거리는 옷으로 끝나지 않는다. 회식자리에 늦게까지 남아있거나 술을 먹어 취한 여자, 밤길에 돌아다니는 여자 등 비스무리한 핑계를 계속해서 양산해낼 뿐이다. 또한 이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묻고,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며, 더 나아가 피해자만을 계속해서 몰아세우는 사회로 인해 자신이 폭력을 당한 사실에 대해서도 신고하기 어렵게 만든다.  "말을 듣지 않으면 주변에 말해버린다"는 말이 여전히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협박으로 통하는 이유다.


'야한 옷'이라는 건 없다.


옷을 단정히 입어야 된다고 통제하거나 강요하기보다 어떤 옷을 입든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며, 동의없이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거나 흘깃거려서는 안 된다고 강요하고 통제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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