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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May 05. 2020

아무리 믿을 사람 하나 없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많은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님을, 정말 극히 일부인 것임을 안다. 그러나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그 사람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그 사람의 사생활이 어떤지 알 수 없어서 무섭다.


믿고 찾아간 사법기관, 의사, 공무원들이 매매라는 이름의 성착취를 하고, 강제추행을 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형사적인 처벌은 없었다.


국민청원에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성희롱하고 마취 상태로 대기 중인 여성 환자의 신체 특정부위를 성추행한 행위에 대해 논란이 일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고 복귀했던 산부인과 인턴이 결국 수련 취소 처분을 다시 받았다. 간호사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을 뿐만 아니라, 개복 수술 중에도 여성의 몸을 언급하면서 "좀 더 만지고 싶어서 수술실에 더 서 있겠다"는 말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면허 정지되지 않았다. 검찰청 통계에 의하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성범죄 의사 검거 현황 총 611명 중 단 4명만이 '성범죄'로 면허가 정지되었다.


몇 년 전, 김포공항에서 근무한 세관 공무원의 태국원정 성매매와 성접대, 뇌물 혐의가 드러나 관세청 감찰이 착수되었다. 이후 관계자는 인터뷰를 하며 "그런 비밀을 지켜야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해서 세관 사람들이 그런 것으로 결속력을 다진 것" 이라고 SBS에 말했다고 한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들을 호텔방으로 불러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으며, 수입물류업자 등에게 금품 및 성접대를 받은 뒤 통관 편의를 봐주기도 했다. 성매매를 하고 그 비밀을 지키며 다지는 결속력이 과연 일 혹은 조직 내 문화라고 불리울 수 있을까.


최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강제추행과 유도 은메달리스트 왕기춘의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구속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공인의 성폭력, 강제추행 사건들이 드러나고 있다. 사건이 발생했다면 당연히 알려져야 하지만, 애초에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


성매매와 범죄를 저질렀지만 그들은 정직과 약식 기소 그리고 산부인과 인턴의 경우 수련 취소 되었을 뿐이다. 이제는 정직, 해임이 아닌 형사적인 처벌을 원한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일을 그만두거나 정직 등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공인이기에 더욱 가중 처벌해야 한다.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말이 있다. 믿을 사람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최소한 믿을 수 있는 직업은 있는 사회를 바란다. 여성을 단지 여성이 아닌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검찰과 공무원,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들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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