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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Feb 21. 2019

행복에도 수명이 있다

죽을 때까지 행복할 수는 없을까? 최소한 지금의 우리나라에서는 힘든 말인듯 하다.

대한민국의 평균 수명은 83.1세로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만큼 평균 기대수명 역시 짧지 않다. 하지만 행복수명은 74.6세로 평균 수명과 행복 수명이 8.5년 정도 차이가 난다.

즉, 평균적으로 8년 가까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소리다.


행복수명은 건강수명, 경제수명, 활동수명, 관계수명 이 4가지의 지표를 가지고 종합적인 노후준비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계량화한 지표인데 다른 나라들과 비교한 결과 한국인의 평균 행복수명은 74.6세로 조사대상 5개국(한국, 일본, 독일, 미국, 영국) 중에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표별로 자세하게 비교했을 때도 4개 하위영역 모두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다른 고령 국가들에 비해서도 노후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5개국 행복수명 비교


행복수명 지표의 조사대상은 5개국 20~50대 경제활동인구 5,000명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현재의 노후준비 정도를 기반으로 미래의 일을 예측한 것에 가깝다. 그렇기에 현재 노인의 삶은 지금 측정된 행복수명으로는 알 수 없다.


현 노인세대의 대부분이 연금에 가입되지 않았었고, 노후 준비에 대한 인프라 및 계획이 거의 전무했던 시기에 일을 하고 또 은퇴를 했기 때문에 정기적인 소득은 기초연금밖에 없는 상태로 사회 속에서 노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평생 일한 돈을 모아 겨우 장만한 집 한 채 또는 왕래하는 자식들이 있다면 현재로서는 국민 기초생활수급권을 받을 수도 없이 복지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살고 있는 노인은 일용직이나 단순노무일들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 마저도 힘든 경우에는 폐지를 줍거나 폐품을 모아 단돈 몇백원이라도 벌기 위해 연중무휴로 쉬지도 못하고 돈을 벌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젊은 시절 돈과 시간을 들여 가며 건강을 챙기는 일이 쉽지 않았기에 건강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각종 질병들의 진료비가 1인당 연간 400만원을 넘었다. 사회적으로도 가족 해체가 이미 만연해졌고 특히 노인 단독가구도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현재의 노인은 가족해체와 경제 및 사회적은퇴를 동시에 경험하며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있고, 나이가 들수록 사회 활동도 감소하여 사회 속에서 고독해지고 있다. 현대사회는 노인세대를 그 어느 시기의 노인보다도 취약한 계층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복지의 국어사전적 정의는 놀랍게도 행복한 삶이다. 1981년도에 노인복지법이 제정되고 이후 사회적으로 많은 노력들이 시작되었고, 또 성과를 거두며 발전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전반적인 행복에도 가까워졌다고 말하기는 힘들어보인다.

우리는 우리 모두의 미래인 노인들의 삶이 전반적인 행복에 도달하여 행복의 수명을 측정할 필요가 없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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