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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May 12. 2019

다름에 대한 배척은 폭력이 될 수 있다.

영화 <원더>를

어기, 얼굴은 우리가 나아갈 곳을 보여주는 지도야.     

또 우리가 지나온 곳을 보여주는 지도이기도 해.     

그러니 절대로 못생긴게 아니란다. -by. 어기의 엄마.


이 영화의 주인공인 어기는 유전적인 문제로 인해 태어난 이후 27번의 수술을 한 끝에 숨을 쉬고, 보고, 보청기 없이 들을 수도 있게 되었지만 대신 얼굴에 생긴 몇 개의 큰 흉터들로 인해 남들과 조금은 다르게 생긴 아이이다. 하지만 그저 마인크래프트와 스타워즈를 좋아하고, 과학을 잘하는 평범한 10살의 아이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며 유전자와 같은 어른들의 사정보다 마음아팠던 부분은 어린 시절 흔히 생각하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에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남들과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어기. 그래서 괴물같이 생겼다며 자신을 배척하는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자신과 닿으면 전염병이 옮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 말들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려는 아이의 모습이 가장 안타까웠다.


영화는 어기가 홈스쿨을 마치고 학교에 다니게 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방학 중 교장선생님은 잭, 줄리안, 샬롯 이렇게 3명의 아이에게 학교 소개와 친하게 지낼 것을 부탁한다. 어른들보다 표정을 능숙하게 숨기지 못하는 아이들이기에 어기를 처음보고 웃음이 터질 뻔 하지만 간신히 참아내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모습을 보며 어기는 나레이션으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표정을 숨기지 못하기 때문에 난 그럴 때면 바닥을 쳐다본다'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한다.


이후 개학을 하고 처음에는 아이들의 시선과 줄리안을 중심으로 어기를 괴롭히는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한다. 특히 학교를 간 첫날은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화를 내고, '자신은 왜 이렇게 못 생긴거냐며' 우는 등 많은 상처를 받고 아파한다.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꿋꿋이 학교를 다니던 어기는 첫 친구를 사귀고, 친구의 잘못을 용서하는 방법을 배우고, 새로운 무리를 형성하는 등 자신의 '얼굴에 있는 흉터'라는 자신의 단점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고 성장하게 된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이나 자신과 다른 모습, 행동 등에 대한 배척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에 스쳐지나가는 말로 잭의 어머니가 "착한 너의 동생도 어기를 처음 보고 울었잖니." 라고 말했던 장면이나, 어기를 왕따시킨 줄리안의 어머니가 학급 단체 사진에서 포토샵으로 어기를 지우고 "저 아이 때문에 줄리안이 악몽을 꾼다"며 말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말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다른 것'에 대한 배척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본능과도 같다. 하지만 본능과도 같이 반응할 뿐 이것은 본능이 아니라 잘못된 시각과 관점으로 비롯된 잘못된 행동들이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타인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사람인 것을 진정으로 알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외모와 모습들에 대해 배척할 권리가 우리에게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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