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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Aug 12. 2019

잘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아니 덕분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힘들고 지치게 되는 일이 무서웠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지쳐서는 안 될 것 같았고, 내가 지금 지치는 것이 마치 내가 이 일을 그만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지치는 것일까봐 두렵고 걱정되었다. 


그래서 더욱 스스로를 옥죄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지쳐서는 안 된다고. 그렇지만 그럴수록 더 답답하고, 무기력해졌다. 특히 나는 나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남들의 평가에 기분이 좌지우지되었고, 글을 게시한다는 자체가 부담이 되기도 했었다.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었고,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 불안했다.


그러다 나는 문득, 정말 문득 깨달았다. 이렇게 불안하면서도 계속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생각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알았다. 내가 이렇게 불안한 이유는 잘 하고 싶어서 라는 것을. 만약 내가 계속 하고 싶지 않다면 충분히 그만둘 수 있는 일인데도, 나는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계속 하고 싶었고, 또 잘하고 싶었기에 불안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아하는 일을 잘 하고 싶은 내 마음이 때로는 나를 지치고 불안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불안하거나 지친다면, 그 불안함과 지치는 마음을 다독이며 내가 참 잘하고 싶은 일이구나 라고 생각하려 한다.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무섭고, 내 생각과 의견이 너무 나만의 관점에 쓰인 글이거나 편파적인 글이 될까봐 걱정된다. 하지만 동시에 그렇게 걱정과 불안함을 안고도 글을 써가는 내 모습이 나약해보이거나, 싫지 않아졌다.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힘들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 덕분에 나는 오늘도 노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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