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회사의 정부지원사업 제안서 작업을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안 그러면 참 좋겠지만 ㅋ 이런 사업들이 매번 다급하게 진행되는 편이기 마련입니다. 대표님의 애타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옵니다.
이 사업이 이렇고 저렇고
어쩌고 저쩌고 ....
마감까지 3일 남았어요.
무조건 도와주세요.
그러고 덜컥 날아온 수십 개의 자료...
사실 제안서 작업은 작성 자체의 절대적 시간도 필요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곱씹는 시간이 필요한지라 이렇게 급하게 하는 작업은 여러모로 힘이 듭니다. ㅎㅎ 그런데 이렇게 다급하게 부탁하시니, 아는 처지에 모른척 할 수도 없고 난감했습니다. 다행히 보내신 자료를 살펴보니, 자료 조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 된 상태이고 제가 잘 아는 분야이기도 해서 정리만 잘 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사업제안서 작업을 또 수락하고야 말았습니다. ㅠ.ㅠ
우선, 자료 검토가 끝나자 마자 A4 용지 한 장을 꺼내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설명해 주신 내용과 보내주신 자료를 검토해 보니 이런이런 그림이 그려지는데 이게 맞나요? 묻습니다....전화기 너머에서 대표님의 기쁨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맞아요. 맞아요. 그거에요!
큰 그림이 서로 확인되었으니, 이제 종이 한 장을 기초로 양식에 맞추어 정리를 하고 틀거리를 만들어 갑니다. 사업 배경, 목적, 사업내용, 기대효과, 사업화 전략 등등을 말입니다. 회사에서 직접 작성할 것들은 다시 작성을 요청하기도 하고 추가 자료를 더 찾거나 요청하기도 하고요. 물론, 사업계획서의 이해를 도와줄 도식화와 이미지 등등도 적절히 배합합니다. 이렇게, 작업한 초안을 보내서 다시 심도 있게 토론을 한 후에 최종적으로 꼼꼼히 작성을 마칩니다. 그리고 그곳의 직원들이 기관의 정보 등을 최종적으로 검토하여 제출하면 휴....간신히 시간을 맞추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제안서는 A4용지 한 장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사실, 정부지원사업과 같은 공모 사업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의 크고 작은 기획서나 제안서에도 '시작하는 한 장의 힘'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작하는 한 장을 통해서,
(1) 나의 생각을 1차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2) 서로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3) 사업계획서나 제안서를 작성 과정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지속적인 나침반이 될 수 있습니다.
A4용지 한 장으로 시작하기, 모든 사업계획서나 제안서를 시작할 때마다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순간,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