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yrene Aug 12. 2024

AI 기능 쓸까, 말까?

<삶의 한 순간을 - 함께 사는 세상> 가치관과 삶

▲  AI 기능을 활용해 인간과 소통하는 휴머노이드






요즘 회자되는 화제의 중심에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가 있다. 사회·경제·문화 등 전 영역에서, AI를 모르면 살아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만큼 AI가 기세등등하다. 컴퓨터 화면이 열리면, AI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라는 메시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AI는 인간의 지능을 필요로 하거나, 인간이 분석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데이터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추론하고 학습하고 행동할 수 있는, 컴퓨터와 기계를 구축하는 것과 관련된 과학 분야이다(출처: https://cloud.google.com/learn).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GPS 안내, 디지털 비서, 자율주행차, 생성형 AI 도구 등이 그 활용 사례이다. 


브런치 마을도 예외는 아니다. AI를 주제로 한 글뿐 아니라, AI를 활용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작사·작곡·노래를 부르고 연주도 들려준다. 사람의 말도 알아들으니 어떤 이는 외국어 공부도 하고, 노인들의 대화상대도 되어주고, 심지어 요리하고 심부름도 해주는 휴머노이드(Humanoid)도 있다.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람에 의해 개발된, 분명 유용한 기능인데 그다지 친밀감이 들지 않는 나로서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  연주하며 노래하는 휴머노이드


시스템 냉난방을 사용하는 우리 집은 각 방 천장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각 방에서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작동하면 되는 편리함이 있다. 거실에는 베란다 쪽과 부엌 쪽에 두 개가 있다. 굳이 두 개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요즘처럼 푹푹 찌는 더위에는 작업공간이나 휴식공간 바로 아래에서 신속히 더위를 해결할 수 있어 유용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이 냉난방 시스템도 운전 선택(냉난방, 청정, 제습 등), 바람의 세기, 온도조절, 개인 맞춤 바람, 수면 설정 등 온갖 기능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TV나 그 밖의 가전제품도 AI 기능이 다수 탑재되어 있어 나도 모르게 그 편리함과 유용성에 이미 길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시키는 대로 뭐든 다 해주던 거실 쪽 에어컨 하나가 입술을 꼭 다문 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예전처럼 거실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실체가 있을 때는 만져도 보고 두드려도 보겠지만 지금은 속수무책이다. 그냥 천장만 올려다볼 뿐이다. 


문득, 어렸을 때 봤던 SF영화의 장면이 떠오른다. 인간이 만들고 조종하던 로봇이 어느 날, 인간세계를 정복하고 조종하며 인류를 파멸시키려는 이야기로 기억된다. 


▲  로봇이 인류를 정복 후 지배하는 영화 장면


AI가 인간 영역을 침범하는데 그치지 않고 역으로 인간을 조종하게 된다면?! 인터넷상에 떠다니는 인간 관련 정보의 양은 헤아릴 엄두도 낼 수 없다. AI는 각양각색의 막대한 민감 정보도 수집해 보관하고 활용하고 있지 않겠는가. 어느 날, AI에 의존하던 모든 시스템이 멈추게 된다면 이 세상도 함께 멈출지도 모른다.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문명의 이기(利器), AI 기능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AI 본연의 유용하고 편리한 도구로서 역할을 벗어나, 인류의 안녕에 반하는 괴물이 되지 않도록 각성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겠다.

여전히 꼼짝 도 하지 않는 천장의 에어컨을 쳐다보며 순간 스쳐가는 공연한 공포가 망상이길 바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诗)를 말하는 사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