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북유럽여행
▲ 노르웨이 솜마뢰이(여름섬) © Kyros
노르웨이의 마지막 여행지, 솜마뢰이(Summer Island/여름섬)로 향하는 오늘은 어제 늦은 밤부터 아침에 이어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한다.
어제처럼 페리를 타지 않고, 조금 더 돌아가는 자동차 길을 따라 달리는데 탁월한 선택이다. 북유럽의 감성을 자극하는 청량하고 단정한 자작나무숲이 더욱 빛난다.
불과 며칠 전 로포텐으로 향하던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도로변 숲길의 가을 단풍색이 짙어지고, 멀리 눈길 닿는 곳엔 하얀 이불을 펼쳐 놓은 듯 소복이 눈이 쌓여 있다. 밤새 내린 비는 어느새 겨울풍경을 함께 선사한다.
6시간을 달려 오늘의 종착지로 안내하는 솜마뢰이교(Sommarøy Brua)에 다다른다. 여느 다리처럼 편도로써 신호에 따라 서로 번갈아 가며 다리를 건넌다.
많은 사람은 중간에 멈춰서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편하게 통과하는 것을 좋아할 것이다. 자연을 훼손하는 인공시설은 가능한 한 최소화하여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면, 잠시의 불편함은 기꺼이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삶도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노르웨이 자동차 여행에서 인상 깊게 느낀 것 중의 하나는, 로포텐 여정 내내 아름답고 평화로운 정경(情景)과 더불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를 배려한 교통표지와 안전시설이다.
사람을 가장 먼저 배려하는 교통문화와 함께 운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고 명료하게 도로표지가 되어있다.
과속단속시설이나 신호체계 또한 운전자의 안전까지 배려하고 있다는 진심을 느끼게 한다. 교통신호등 대신 회전교차로가 설치되어 있고 도심지를 약간 벗어나면 신호등 자체가 거의 없다.
물론 도심지에서 벗어난 지역을 여행한 면도 있지만,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오랜 기간 여행하며 경험한 교통문화와는 확연하게 달라 보인다. 서행을 하며 보행자를 보호해야 할 곳, 운전자의 안전을 위하여 주의 깊게 방어운전을 해야 할 곳 등 용도에 맞게 교통시설물이 설치·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속단속을 한 예로 들자면, 교통단속 본연의 목적을 의심하게 하는 아래와 같은 행태는 찾아볼 수 없다. 운전자 몰래 숨어서 함정단속을 하거나, 갑자기 감속하게 하여 단속하거나, 단속시설 설치의 사전표지를 않거나, 단속시설을 알아보기 어렵게 설치하거나, 단속목적과 무관해 보이는 곳에 설치하는 등의 행태가 여기엔 없다.
덕분에 노르웨이 여행을 하는 동안 안전하고 편안하게 운전하며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