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서유럽여행
▲ 호텔 아르베지에 프랑코-쉬스 © Kyros
샤모니(Chamonix)를 떠나 안시(Annecy)로 가는 도중,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나란히 걸쳐 있기로 유명한 호텔 아르베지에 프랑코-쉬스(L’Arbézie franco-suisse)를 들러 보기로 한다. 스위스 꼬부랑 산길을 넘고 나니, 여느 유럽 교외와 비슷한 평화롭고 한가해 보이는 프랑스 전원 풍경과 마주한다.
나폴레옹 3세는 1862년 12월, 대플 조약(Dapple Treaty)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을 다시 구획하기로 결정했지만 1863년 2월까지 비준되지 않았다. 이 기간에, 국경 예정 구역에 토지를 소유한 폰투스(Ponthus)는 스위스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경선을 가로질러 집을 짓기로 했다(출처: https://arbezie.com). 조약은 기존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폰투스는 프랑스 쪽에서는 바, 스위스 쪽에서는 상점이 그의 비즈니스 활동에 도움이 되는 이상적인 장소로 집을 세울 수 있었다.
폰투스 사망 후 그의 아들들이 이 건물을 호텔로 개조한 다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독일 점령 지역과 자유 지역 경계선이 지나는 호텔의 뛰어난 위치와 레이아웃을 활용하여 수백 명의 유대인, 도망자 또는 영국 조종사의 통행을 돕는 둥 레지스탕스의 중심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 호텔 기준으로 서쪽은 프랑스 레 후쓰(Les Rousses), 동쪽은 스위스 라 뀨흐(La Cure) 지역이다. 스위스 쪽 호텔 앞에 주차장이 있는데, 프랑스 쪽 호텔 모습이 궁금하여 근처를 몇 바퀴 돌아도 내비가 안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호텔 위치는 확인했으니, 감각으로 돌았던 길을 다시 몇 번 더 돌아서 반대쪽 호텔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지도를 확인한 결과, 프랑스 쪽 호텔입구와 D415번 도로가 맞닿아 있고, 호텔에서 약 2분 거리에 국경검문소가 있다. 도로는 검문소를 역삼각형의 아래쪽 꼭짓점으로 하여 북쪽으로 한 바퀴들아 나오는 독특한 구조이다.
불과 몇십 분 사이에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을 수차례 드나들었더니, 전화기에서는 외교부와 통신사에서 타국 입경에 따른 안내문자가 쉴 새 없이 울린다. 참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2성급 관광호텔로써 근처에 투숙해야 한다면, 이곳을 이용하는 것도 꽤 독특한 추억으로 남기에 충분한 곳이다. 레스토랑 식사와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도 가능하다.
호텔벽화도 상징적이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좌우에 프랑스국기와 스위스국기를 세운 채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있는 그림이다. 분단국가인 우리의 현실이 새삼 안타까운 순간이다. 아내의 요청으로 국경을 몇 차례 더 넘나들어 호텔 주변을 둘러보고, 가던 길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