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느껴본 장단점과 운영 팁
가끔 주변 지인이나 후배들의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유튜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나'라고. 유튜브와 관련해서는 뭐 그리 자랑할 만한 결과를 낸 게 없어서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한다. 사실 그게 내 입장으로서는 정답인 듯하다. 여러 실험을 해봤지만 콘텐츠 기획과 편집에 있어 (잘되는 채널과) 현격한 격차를 느꼈다.
만약 질문자가 직장인이고 "잠시 짬을 내서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면 브런치를 추천한다. 브런치가 마땅치 않으면 "블로그를 해봐라"라고 한다. 영상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검색 결과는 텍스트가 메인이고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글을 읽기 때문이다.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이런 텍스트 기반 플랫폼이다.
이번 편은 블로그와 브런치를 비교해 보면서, 직장인의 블로그 혹은 브런치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블로그와 브런치의 비교
유튜브에 자리를 내줬다고는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여전히 정보의 보고다. 수많은 개인들이 자신들의 노하우 등을 공유한다. 때로는 사적인 일기 같은 것도 네이버에 올린다. 그중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은 파워블로거 자리를 꿰차고 전문가 대접을 받는다. 10년 이상 블로그를 운영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국내 최대 검색엔진 네이버에 기댄 덕분에 조회수나 구독자 수도 (유튜브 제외) 다른 플랫폼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반면 브런치는 역사가 짧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출판을 전제로 '작가'들이 글을 쓰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여러 광고나 링크가 덕지덕지 붙은 블로그와 달리 웹페이지도 깔끔했다. 출발이 '책 쓰기'를 전제하고 있다 보니 그곳 작가들의 '글' 퀄리티도 높은 편이다.
(물론 요새는 전문성 있는 글보다, 이혼이나 불륜 얘기 등 잡다한 개인 이야기가 메인 페이지에 올라온다. 점점 여성잡지처럼 되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두 플랫폼 간의 차이를 얘기하자면 '스팸'을 언급 안 할 수 없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시시때때로 스팸 쪽지가 들어온다. 대부분 '마케팅 문의가 있다'면서 블로그를 빌릴 수 있냐라는 식의 쪽지다. 네이버 검색에 생계를 건 음성적인 자들의 메시지다. 아무래도 다량의 네이버 ID와 블로그 등을 확보하고 있어야 검색 조작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와 비교해 브런치는 스팸이 훨씬 적다. '제안하기'를 통해 들어온 것들이 있는데 대부분 출판사 등의 기업의 제안이다. 출판 제안부터 기고 요청하기 등이 많다. 실제 경제 관련 콘텐츠를 한창 쓸 때 여러 제안이 들어왔고 수익활동에 연결되기도 했다. 책도 브런치를 통해 들어온 제안으로 쓸 수 있었다.
아무래도 브런치에 글을 쓰기 위한 '브런치 작가'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에디터팀의 심사가 필요하다 보니, 1차에 스팸 업자들이 걸러지게 되는 이유가 큰 것 같다. 브런치 플랫폼 자체도 네이버 검색 엔진에 의존을 하지 않는 점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스팸 마케팅 업자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에 따라 네이버 블로그에 집중하면 되니까)
다만 몇 년 전 브런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 같다. 한동안은 이혼 얘기가 브런치 인기글에 계속 올라가 있었던 적이 있다. 최근 올라온 글들도 사변적인 글이 많다. 전문성이 가미된 글에 대한 아쉬움은 더 커졌다.
또 한가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데, '개나 소나' 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보니 구독자 증가속도가 거북이 걸음 속도다. 조회수도 그렇게 많이 늘지 않는다. 플랫폼 자체가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브런치를 추천하는 이유
그렇다면 브런치는 왜 직장인에게 좋을까. 비단 브런치뿐만 아니라 블로그를 비롯해 자신이 꾸준하게 글을 써나갈 수 있는 텍스트 플랫폼이라면 무엇이든 추천한다. 생성형 블로그를 만들어서 구글 검색의 세계에서 활동해도 괜찮다. 직장인으로 자신의 공유 가능한 노하우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왜일까? 대답은 복잡하지 않다. '지속가능성' 때문이다. 꾸준하게 하기 위해서는 '텍스트' 플랫폼이 유튜브보다 더 유리하다는 점은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에 이르는 전 과정이 시간과 자본의 싸움이다.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는 애초에 이를 혼자서 전부 다하기는 힘들다.
(물론 예외는 있다. 정말 드라이하게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외모가 빼어난 분들은 이를 다 초월한다.)
또 콘텐츠는 '특출 난 작품' 하나로 대박이 나는 경우가 드물다. 설령 난다고 해도 화제성 면에서 금방 가라앉는다.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아야 한다.
(이것도 예외는 있다. 외모가 빼어난 분들은 이를 다 초월한다.)
대부분은 오랜 시간 버티면서 콘텐츠를 쌓아온 사람들이 '선택적'으로 '떡상'한다. 일단은 '버티면서 콘텐츠를 쌓아가는 과정'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그 이후에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게 되면 떡상을 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직장인의 유튜브는 오래 버티기 좋은 플랫폼은 아니다. 진짜 스마트폰 하나만 갖고 대충 녹음해서 올릴 것 아니면 말이다.
차라리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텍스트로 만들어 '축적한다' 식으로 쌓아 놓는 게 더 의미가 있다. 수년간 꾸준하게 쌓인 콘텐츠는 '당신의 성실성'을 보증할 뿐만 아니라 전문성까지 인정받게 해 준다. 전문성이 인정받게 되면 부가적인 출판이나 기고, 강연 등을 통한 수익 창출까지 할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오래 버티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축적할 수 있다'는 대전제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나마 출판에 가까운 플랫폼이 브런치이다 보니 직장인들에게 브런치를 추천하곤 한다. 콘텐츠에 대한 전문성을 신뢰할 수 있으면 책도 낼 수 있으니까.
물론 '한 분야에서 꾸준히 콘텐츠를 쌓아라'는 조언은 '수능 만점의 비결은 교과서와 참고서'라는 식으로 통한다. 누구나 다 말할 수 있고 알고 있다는 얘기다. 단지 그것을 실제 실천했는가, 아닌가로 갈릴뿐.
그런데 요새 느끼는 것 중 하나는 기본에 충실하는 게 최고의 미덕이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말 쉬우면서 어려운 게 '기본에 충실'이다. 여러 아쉬운 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글쓰기'에 그나마 특화된 플랫폼이 브런치라고 본다.
요약
-대박 콘텐츠는 없다. 꾸준함과 성실함이 기본이다.
-콘텐츠를 통한 수익은 출판과 강연, 기고 등을 통해서도 올릴 수 있다
-브런치는 블로그와 비교하면 스팸이 적고 '글쓰기'라는 기본에 충실한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