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TV 사업을 주관하는 오진세 CJ E&M 미디어솔루션부문 MCN사업팀장과 '제2회 다이아페스티벌' 행사 현장에서 만나 나눈 대화를 정리했다. 다이아페스티벌은 국내 대표적인 MCN 제작자 행사다. 올해 2회째를 맞았다.
-또 많은 것을 느낀다. 10대 등 어린 세대가 뭘 원하는지 이곳 크리에이터들은 잘 아는 것 같다. 기성 언론들은 정말 따라가기 힘든 코드다.
"한 번에 따라가는 게 아니다. 계속 읽어가야 한다. 만드는 쪽에서는 따라가는 게 아니라 선도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다이아TV 자체도 우리가 만드는 게 아니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계속 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들(10대)의 트렌드를 읽게 된다. 따라서 흐름을 보는 게 중요하다."
-CJ E&M이 이런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들 크리에이터들이 온라인에서 인기 있다고 해도 대중적으로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구독자가 30만이라고 해도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없다면) 무슨 의미인가. 다이아 TV 페스티벌은 팬미팅에서 전환된 행사다. 대도서관 팬미팅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참석자 300명 모집을 위해 조건을 걸었다. A4 용지에 자신이 대도서관과의 팬미팅에 참석해야 할 이유를 적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4000명이 신청했다. 1줄만 적어도 되는 씬님의 팬미팅에는 1만 명이 몰렸다. 이를 보고 오프라인 행사도 가능하겠다고 여겼다."
"지난해 1회를 개최했다. 코엑스였다. 올해는 작년 행사 장소 대비 3배 이상 넓어졌다. 팬들의 성원은 여전했다. 행사 시작일인 오늘, 새벽 6시부터 절을 섰다. 온라인 스타이지만 굉장한 팬덤이 있다는 게 대단하다."
-어른들은 모른다고 해도 이곳 행사에 온 어린 친구들은 정말 많다.
"어떻게 보면 소수는 아는데, 대중들은 몰랐던 이들이다. 그래서 보여주고 싶었다. 방송에 이들을 위한 광고를 만들었다. CJ E&M 채널에 이들을 노출했다. 페스티벌도 이 같은 생각의 연장선이다. 2회째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이런 산업화로 연결한 셈이다. 톱 크리에이터들은 광고·협찬이 꽉 차있다. 사이즈는 분명 커져있다."
-꽤 많은 기업·기관 스폰서가 들어와 있는 것 같다.
"팸플릿에 보이는 기업만 해도 미샤, 지마켓, 요기요 등이다. 공공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 콘텐츠진흥원도 참석했다."
-행사장 안에 SBA가 직접 마련한 무대도 있었다. 어떤 맥락인지?
"SBA도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양성하는 작업을 한다."
-'쌍둥이 엄마'라는 중년 크리에이터가 SBA의 도움을 받은 것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다이아TV의 7월 기준 크리에이터 팀 수는 어떻게 되나?
"1233개 팀이다."
-이번 다이아TV 페스티벌에 참석한 팀 수는?
"지난해에는 129개팀이었고 올해는 170개 팀이다."
-전문·전업 크리에이터일 것 같은데, 다이아TV 소속 크리에이터 팀 중 몇 % 까지 매출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나?
"20% 정도는 될 것 같다. 이중 상당수는 전문 직업 크리에이터다."
-일본 팬들도 온 것 같다. 해외 프로모션도 했나?
"해외 마케팅은 크리에이터가 직접 한다. 국내 크리에이터들의 경우 글로벌 트래픽이 굉장히 높다. (다이아TV 크리에이터) 조회수 중 40% 이상이 글로벌에서 나온다."
-아까도 트렌드를 언급했다. 업계 전문가로 이런 트렌드를 축약해 설명해 준다면.
"제일 핵심적인 부분은 소통 콘텐츠다. 플랫폼은 이미 개인화가 이뤄졌다. 모바일 플랫폼의 개인화에 맞춘 콘텐츠다. 그런 콘텐츠는 사실 기존에 만들어진 포맷대로 만들면 나올 수가 없다. 기존 제작 체계에서는 비용이 많이 나온다. 그 비용을 만들려면 많은 비용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 반면 개인들은 굉장히 낮은 비용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그 타깃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이들에 대한 팬덤이 생겼다. 구독자 100만 명, 200만 명이란 얘기는 이미 그 자체로 플랫폼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원천이 소통이다. 1인 창작자들은 계속 소통한다. 실시간 피드백을 보낸다. 팬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한다. 쌍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같은 흐름이 산업을 일으키고, 이를 성장시키는 기반이 된다."
-소통. 쉽지만 어렵다. 특히 기존 미디어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들의 언어로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다이아 TV 소속 크리에이터 중 100만 명 이상 구독자를 포함한 팀은 몇 팀 정도 되나?
"10팀 이하다. 톱이라고 볼 수 있는 기준이 예전에는 30만이었다. 이 같은 기준대로라면 70개 팀이다. 근래 들어서는 50만을 기준으로 보는데, 이 정도 되는 팀은 50팀 정도 된다."
-유튜버라면 구독자 10만, 팟캐스터라면 구독자 1만은 돼야 자체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맞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조회수다. '키즈' 같은 분야는 구독자가 얼마 안 되어도 클릭 수가 더 많이 나온다. 구독자가 적어도 영향력은 크다."
-30대 아저씨로 물어보겠다. '어리고', '예쁘면서', '여자'인 크리에이터가 구독자 시선을 사로잡는 데 유리한 것 같다. 남자 크리에이터들도 상당수는 연예인급 외모다. 외모를 뛰어넘으려면 무엇을 갖춰야 할까.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이 시장을 잡았다면 게임관이 저렇게 잘 될 수 있었을까. 오늘 오전 시간에는 게임관 방문자가 가장 많았다. 그 이유가 뭘까. 소통이 자연스럽게 팬덤을 낳는다. 연예인이 시청자들한테 단지 연기력이나 외모만으로 어필되는 게 아닌 것처럼 진정성과 양방형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이들에 대한 호감도가 크다. 여기에 있는 170개 팀이 모두 그렇다.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 그게 자연스럽게 세대를 아우르는 진정성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도, 다이아TV 사업을 이끌고 있는 팀장 본인도 마흔 넘은 아저씨 아닌가. 젊은 크리에이터들 대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쉽지는 않다. 우리 담당자들은 고등학교 선생님들한테 전화도 받는다. 우리 학생이 진짜로 다이아TV에 있느냐라는 상담 전화다. 또 한 가지, 개인 창작자들이 20대, 30대에 국한된 게 아니다. 70대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도 계신다. 그분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쉽지는 않다.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무엇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어느 한 크리에이터도 똑같지 않다. 다들 다른 콘텐츠를 만든다. 다양한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CJ E&M을 MCN 업계 SM이라고도 부른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의 존재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그런 게 아닐까. 모기업이 콘텐츠 쪽으로 출중한 E&M이고, 노하우도 있다 보니 그렇게 비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기획사랑은 다르다. 콘텐츠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기획사랑은 조금 다르다."
-더 개척해야 할 영역이 있다면?
"처음 개척한 분야가 푸드였다. 2015년도에 진행했다. 푸드 시장이 열렸다. 먹방도 처음에는 라이브로만 했다. 아프리카TV에서 했다. 먹방은 유튜브로 넘어오면서 굉장히 커졌다. 작년부터 집중한 게 키즈였다. 어떻게 보면 가장 큰 카테고리 중 하나다. 앞으로는 타깃을 좀더 넓히고 싶다. 박막례 할머니가 계시지만 20대부터 40대 후반이 공감할 만한 카테고리를 개척하는 게 숙제일 듯싶다."
-30대가 공감할 만한 콘텐츠? 예를 든다면?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골프를 주제로 한다. 어떻게 보면 취미 영역이다. 프로 동네 야구도 있다. 다양성 측면에서 호응도가 높다. 굉장히 재미있는 게 있다.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 사용자 층은 어린이가 아니다. 리니지 모바일 광고 모델이 나이 든 연예인을 쓰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30대, 40대 남성이 주 타깃층이다. 스타크래프트에 열광했던 1세대들이다. 그런 1세대들이 슬슬 넘어와 이런 것을 하고 있다면 시장 확대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타깃적인 접근이 된다."
-이번 행사 방문자 수 예상은?
"작년 행사 때 3만명었다. 올해는 5만 명 정도 예상을 한다."
(행사 집계 결과 4만 명이 모였다.)
-다이아TV의 목표를 말해달라.
"다이아TV는 디지털 콘텐츠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온라인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내는 중요한 부분이다. 1차적으로 아시아 넘버원, 디지털 넘버원이 되는 게 목표다. 글로벌 톱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목표다. 이런 페스티벌을 통해 저변과 타깃을 넓혀가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소수들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알리고 싶다."
"또 하나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경향이 있다. 박수를 안치는 세대라는 것. 박수를 쳐야 하는 순간에 모바일로 영상을 찌기 때문이다. 박수를 치는 게 아니라 그 순간을 모바일로 담는다. 그 안에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나오는 등 선순환이 충분히 이뤄질 것 같다.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다."
"또 다른 면으로는 새로운 한류다. (소속 크리에이터 중 하나인) 원밀리언은 구독자가 500만이 넘어간다. 이중 60%~70%가 해외다. 개인 창작자들이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있어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