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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예수회영성센터 단기피정

이냐시오식 기도와 함께 한 2박3일

by 천생훈장


연휴 끝자락인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순천 예수회영성센터로 2박 3일 짧은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이 센터는 8일 피정과 30일 피정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어서(아내가 8일 피정을 두 번 다녀왔습니다) 2박 3일이나 3박 4일 피정은 드문드문 있는 편인데 비교적 일찍 알아보고 신청을 해두어서 다녀올 수 있었네요.


이냐시오식 기도(영신수련이라고도 합니다)를 중심으로 원장 신부님의 기도 안내 강의와 담당 신부님 면담, 대침묵(프로그램 기간에 전혀 말을 하지 않습니다), 미사로 이루어진 피정이었습니다. 저는 긴 피정을 경험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 아내 말로는 8일 피정이 아주 좋답니다 – 짧은 일정도 참 좋았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압도적인 위로와 성찰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네요.


카톨릭교회법에 따라 역시 영성체에는 참여하지 못하여서 조금 섭섭했지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개신교 신자는 저 혼자 뿐이어서 미사 때 약간 외롭기는 했달까요. 돌아올 때 같은 기차를 타게 되어서 이야기를 나눈 여성 참가자 분이 저 형제님은 왜 영성체를 안 하시나하고 이상하게 생각하셨다고)


모두 스물일곱 분이 참여하셔서 적지 않은 인원이었으나 개인적인 교류나 대화가 없으니 홀로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지요. 제가 좋아해서 명상 프로그램을 안내할 때 종종 쓰는 “함께 그리고 홀로”라는 표어를 실제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언젠가 여건이 허락하면 8일 피정, 혹은 30일 피정도 참여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예수회 영성센터는 수원에도 있습니다. 원래 수원센터가 먼저 생겼고 규모도 더 큰 것 같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알아보실 수도 있겠네요.


(프로그램 시작부터 마칠 때까지는 휴대폰을 쓰지 못하여서 사진을 찍지 못하였다. 시작 전과 마친 후에 짧은 시간이 있었지만 굳이 사진을 찍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따로 남기지 않았다. 비록 사진에 담지는 않았으나 아름다운 풍경과 고요한 장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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