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졸업식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서른일곱번째 전기 졸업식을 했습니다
우리 경상국립의대 37번째 졸업식을 시행하였습니다. 본부와는 따로 졸업식을 하는데, 다른 지역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하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친구들도 있어서 졸업생 중 반이 조금 넘는 학생들이 참석하였습니다. 학위증도 수여하고, 총장님 상을 비롯한 이런 저런 상들도 수상합니다. 긴 시간 고생하고 이제 어엿한 의사가 되어 사회로 첫 발을 내디디는 졸업생들에게 당부도 하고 격려도 하는 시간이었네요. 이런 내용으로 축사도 하였습니다^^
축사(祝辭)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명예로운 졸업과 의사국가고시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6년 혹은 그보다 긴 시간 여러분이 흘린 땀과 눈물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 애쓴 노력과 수고를 진심으로 치하(致賀)합니다.
학부모 여러분, 귀한 자녀가 의과대학을 무사히 졸업하여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시느라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오늘 이 자랑스러운 자리가 애쓰신 세월을 조금이나마 보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녀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주시고 저희가 가르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학생이 아니라 어엿한 한 사람의 의사로서 많은 환자와 동료 의료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여러분이 근무하는 진료 현장에서 의연하고 겸손한 태도로 의술을 펼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잘해 오셨듯이, 어느 곳에서든 스스로를 믿고 꾸준히, 힘껏 정진(精進)해 나가십시오.
하지만 온전한 실력과 인품을 갖추어서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의사가 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과정이 남아 있고 그만큼 많은 선택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선배로서, 또한 선생으로서 앞으로 하게 될 선택에 관하여 몇 마디 당부의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의사로서 진로와 직종을 선택할 때 무엇보다도 여러분의 마음 깊은 열망이 이끄는 대로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여유로워 보이는 길을 택하는 일은 자연스럽고 그만큼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길이지만, 의사로서 경험하게 되는 기쁨과 보람은 경제적 보상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인정에만 달려 있지는 않습니다. 여러분 중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에서 기쁨을 느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를 구하고 돕는 일에서 보람을 찾을 것입니다. 그러한 열망과 기쁨은 여러분의 마음이 이미 알고 있어서, 정직하게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인다면 누가 뭐라든 나는 이 길을 걷고 싶음을 스스로 깨달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의과대학생과 전공의 시절부터 가르치고 공부하는 일에 기쁨과 소명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내과나 영상의학과 같은 임상을 전공하고 교수가 되는 길도 고려해 보았습니다만, 건강과 질병의 사회적인 조건들을 다루는 예방의학에 좀 더 마음이 끌려서 선택하게 되었고, 제 전공을 따라 자연스럽게 교수직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가르치는 일은 제게 언제나 특별한 기쁨을 주었고,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처음의 열정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큰 보람이 됩니다.
언제나 여러분의 선택을 응원하겠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자신의 마음 속 깊은 열망을 따라 선택한다면 덜 후회하고 더 기쁨이 많은 삶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게 되지요. 그래서 당장 눈앞의 득실(得失)만이 아니라 좀 더 긴 안목으로 바라보고 선택할 수 있기를, 언젠가 생의 끝자락에 이르렀을 때 후회 없는 삶, 충만한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다시 한 번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교수라는 이유로 여러분에게서 분에 넘치는 사랑과 존경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을 가르칠 수 있어서, 여러분의 선생일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의사로서의 여정(旅程)을 시작하는 여러분의 앞길에 더 많은 기쁨과 보람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23. 2. 24.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강윤식
졸업식 축사 중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졸업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