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의대를 정년퇴직하신 교수님들을 모시고 한 행사입니다.
우리 경상국립의대는 1983년에 개교하여 올해 40주년이 되었습니다. 개교 당시에는 몇 분되지 않는 교수님들로 시작하였지만 이후 각 과의 교수님들께서 차례로 부임하셨습니다. 초기에 발령받아 오신 교수님들께서는 학교를 잘 안착시키느라 애를 많이 쓰셨고 기록에 따르면 2011년 안과 송00 교수님과 흉부외과 이00 교수님께서 처음으로 정년퇴직을 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자원해서 퇴직하신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2023년 1학기까지 정년퇴임을 하신 교수님은 모두 서른한 분이십니다.
의국이나 교실별로 혹은 개별적인 모임을 통해서 퇴직하신 교수님들과 자리를 마련하는 경우는 있겠으나 학교 차원에서 모든 정년퇴직 교수님을 모시고 공식적인 행사를 한 적은 없어서 개교 40주년을 맞이하면서 ‘은사 초청의 밤’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준비하였습니다.
꼭 와주십사 한 분 한분 연락하고 초대를 드렸습니다만 멀리 계셔셔, 다른 일정이 있으셔서 혹은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서 오지 못하신 교수님들이 계셔서 아홉 분의 퇴직 교수님들께서 참석하셨습니다. 그리고 학교 보직자 교수님들과 진주와 창원 대학병원의 보직 교수님들, 동문회와 지역 의사회 임원이신 동문들께서 내빈으로 함께 하셨네요.
일반적인 행사라면 내빈과 주최 측의 인사말을 먼저 듣지만, 은사 교수님들을 모신 자리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닐 듯해서 제일 먼저 참석하신 은사 교수님들을 소개드리고 다른 참석자들도 일단 소개만 하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00 연구부학장님이 학교 연혁을 발표하고, 40주년을 위하여 만든 홍보 동영상도 함께 시청하였습니다. 이어서 우리 학교 동문이면서 의학도서관장을 맡고 있는 흉부외과 장00 교수님께서 ‘은사님들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해 주셨는데 정감 있고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말씀을 들으시는 노교수님들의 표정이 가만가만해지시는 걸 보고 있으니 저도 마음 한 쪽이 아련해졌네요.
그렇게 1부 행사를 끝내고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테이블마다 오랜만에 만나시는 교수님들끼리, 또 제자들과 함께 이야기꽃이 만발합니다. 어느 정도 식사를 하신 다음에 참석하신 퇴임 교수님들께서 돌아가면서 한 말씀씩 해주시는 순서를 가졌습니다. 근무하시던 때 이야기, 퇴임 후 지내시는 이야기며 본인과 배우자분이 아파서 죽을 고비를 병원과 제자들의 도움으로 넘기신 이야기까지 함께 지내온 세월이 물씬 묻어나는 사연이 굽이굽이 전해졌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 듣노라니 어렵고도 보람 있었을 지난 시간들이 소록소록 떠오릅니다. 그래도 다들 건강하셔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실 수 있으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더 오래 같이 하면 좋겠으나 장소를 사용하기로 예약한 시간이 다 되어서 진주와 창원 병원장님 두 분의 말씀을 듣고 제가 학장으로서 마무리 인사를 드렸습니다. 퇴임교수님 중 한 분께서 오늘 행사에 참석하러 오는 마음이 참 설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저한테도 많이 와 닿아서, 우리가 여러 모양으로 함께 지내는 시간들이 가슴 설레는 순간들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더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준비한 조촐한 답례품을 전달해 드리고 다같이 40주년 기념 홍보타월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 주신 보직자 교수님들, 행사를 위해 헌신적으로 애써주신 행정실 직원 선생님들 덕분에 모든 순서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를 맡아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진행해 주신 정00 교무부학장님, 쉽지 않으셨을텐데 흔쾌히 은사님께 드리는 편지를 써서 낭독해주시고 배경음악까지 센스 있게 같이 챙겨 오신 도서관장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이제 40주년 첫 공개행사를 잘 치렀으니 10월 27일에 있을 본행사인 학술행사와 기념식, 동문의 밤도 잘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