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생훈장 Feb 14. 2024

입학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의예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인사말

의예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한 인삿말입니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긴장된 눈빛과 어색한 자세로 앉아 있는 학생들을 보노라니 귀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더군요. 신입생들이 듣기에는 조금 무거운 인사말이다 싶기는 하네요. 저도 나이가 들어서. 



 의예과 입학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와 모든 교수님들, 그리고 졸업하신 동문 선배님들과 재학 중인 선배들은 새롭게 우리 의과대학의 구성원이 된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이 다니게 될 우리 의과대학은 1983년에 개교하여 지난 해 개교 4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 동안 2,800명이 넘는 선배들이 졸업하여 의사면허를 취득하였고, 우리 지역과 전국 각지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국을 대표하는 10개의 국가거점 국립대학교 중 경남에 있는 경상국립대학교에 속한 우리 의과대학과 병원은 이제 4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중견 의과대학으로서 경남지역 보건의료체계의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역을 넘어 전국과 세계로 발돋움하는 명문 의과대학이 되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의과대학에 입학하였으니 이제는 다 이루었다고,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새로운 과정이 시작됩니다. 6년 동안 배우고 공부해야 할 내용은 만만하지 않고, 성인으로서 새로운 인간관계와 책임감도 익혀야 합니다. 당연히 그 과정이 장미꽃이 만발한 꽃길일 리만은 없지요. 의과대학 입학정원도 늘어난다는데, 어떻게 되는 것인지 걱정이 되기도 하리라 짐작합니다. 

하지만,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선배들도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쳐서 훌륭한 의사가 되었고, 여건의 변화가 있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여러분의 생애 동안에는 의사가 여전히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좋은 직업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학교는 여러분이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하여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최선을 다해 제공할 것이고, 교수님들과 선배님들도 여러분을 온 마음으로 지원하고 도울 것입니다.      


의사로서의 길을 택한 입학생 여러분, 사람의 생명과 고통을 마주해야 하는 의사라는 직업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 나는 그 길에서 어떤 기쁨과 보람을 얻고자 하는지 성찰하고 살펴보면서 학교생활을 하면 좋겠습니다. 의사로서 여러분 각자의 삶은 모두 고유하고 독특하므로, 오로지 자기 스스로만 그 길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고유함은 또한 다른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을 통해서 더 아름답게 드러납니다. 그러니 의과대학 기간 동안 동료들과, 선배들과, 그리고 교수님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이 만나고 부대끼면서 스스로를 키워 나가기를 당부합니다.     


여러분 모두 칠암동 교정에서 기쁘고 환한 얼굴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냉이며 쑥들이 나고 있는 걸 보았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