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화. 이윽고 생명의 탄생(4)

<밤비탄생기>

by Bamnoon

드디어,

내 자궁 속에서 나왔다는 시커멓고 빨간 아기가 내 가슴 위로 올려졌다.

'피부색이 나 닮아서 까맣다'

'우는 모습을 보니 나 닮아서 입술이 두껍다'

'아닌가. 남편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어머님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빼액빼액 우는 아가가 들어올려져 내 가슴에 눕는 그 짧은 찰나에,

철없는 엄마인 나는 그 무엇보다 외모. 외모 스캔을 끝냈다.

스캔을 하는 중에도, 아기가 나온 내 몸의 자리는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꿰매지고 있었는데

아기를 내보내면서의 고통과 애씀이 너무 컸었는지 전혀. 정말로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렇게 내 가슴에 올려졌던 아기는 이제 독립된 개체로 분리된다.

엄마인 나와 연결되어 있던 탯줄과 분리되는 것이다. 아빠의 손에 들린 가위에 의해서..

내 속에 있다 못해, 하나였던 존재가 이제 내 밖으로 나와 나라는 존재와 '분리'되었다.

아가야 너는 내가 아니고, 내 것도 아니고, 너 자신이야. 우리 그렇게 살자. 다만 사랑하면서.

이 찬란한 축복의 경험을 감사로 완성시키는 길은 이 아이가 자기 자신으로 충만하게 되는 것을 돕는 일.


#탯줄끊기의 시간

아. 그렇지 아빠... 이 탯줄 끊기의 시간에도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는데.


"아빠! 아빠 오세요!"

카리스마 넘치는 선생님의 호명에 아빠가 된 남편은 눈물을 훔치며 어리바리 뛰어왔다.

"일번, 삼번 손가락!!!!"

가위의 날 부분을 들고서 남편을 향해 손가락 번호를 외치시는 의사선생님....

어리바리 남편은 이번, 삼번을 넣었다가, 일번, 오번을 넣었다가, 일번, 사번을 넣었다가...

틀릴 때마다 "일번, 삼번!!"을 외치는 선생님의 다급한 목소리는 거세져갔고

그 어떤 고통보다도 그 광경이 더욱 답답했던 산모인 나는

선생님보다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오빠!!!!일번, 삼번 이라고!!!!!!!!!"


너무 정신이 없었다는 남편의 변명을 믿지 않는다.

한 두번 본 광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옆에 있던 간호사 선생님들의 웃음을 나는 보았다.

아무튼, 탯줄과 분리된 아기가 닦여지고 속싸개에 쌓여져서 내 젖을 빨았고,

그 후에 우린 첫 가족사진을 찍었다.


절규와 울음, 웃음과 환희가 아가의 몸에 묻어있는 피처럼 범벅되어 있던 출산의 시간을 견디고

끝내 밤비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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