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와 마케팅에 의존하는 유아식에 관한 불편한 이야기
내 아이에게 무엇을 먹이고 키울지는 부모의 고유한 권리이자 책임이다. 누군가의 견해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도 각자의 몫이다.
그런데 아이 식단 이야기를 꺼내면 이상하게도 발끈하는 경우가 있다. “탄수화물이 과잉이고,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이 부족하다”라고 말했을 뿐인데 돌아오는 반응은 이렇다.
“당신이 뭔데 우리 아이 식단에 이래라저래라야? 당신이 전문가라도 돼?”
여기서 말하는 ‘전문가’란 대체로 소아과 의사다. 아이를 진료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믿고 따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의대에서는 평균 20~30시간 정도만 영양학 교육을 한다. 즉,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하지 않는 이상 영양에 대해 깊이 아는 경우는 드물다.
설령 열심히 공부하는 의사라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지금의 주류 영양학은 미국 영양사 협회의 영향을 크게 받아왔는데, 그 뿌리에는 특정 종교적 신념과 식품업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미국 영양사 협회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은 엄격한 채식을 따르는 '제칠일 안식일 예수재림교'의 독실한 신자였으며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후학을 양성했다. 이후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탄수화물이 70%에 달하는 불균형 식단이 “건강하다”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퍼졌다.
물론 예외도 있다. 꾸준히 논문을 읽고, 학회와 세미나를 찾아다니며 지식을 업데이트하는 전문가들. 그런 의사라면 믿고 아이의 건강을 맡길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분을 만나는 건 거의 ‘유니콘’을 만나는 일에 가깝다.
다른 문제도 있다. 인플루언서 써니어트(www.instagram.com/suniet_fit)는 “사람들은 마케팅으로 건강을 배운다”라는 말을 했다. 강의에서 부모님들께 “왜 이런 식단이나 식품을 선택하셨어요?”라고 물으면 가장 흔한 대답은 이렇다.
“좋다고 해서요.”
그런데 그 ‘좋다’는 말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대부분은 ‘파는 사람들’이다. 제조사, 유통사, 마케터. 그들은 당연히 좋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원재료명과 함량을 조금만 살펴봐도 깜짝 놀라거나 배신감을 느낄 만한 제품이 많은데도 말이다.
결국 우리 대부분은 스스로 공부해서 아이 식단을 선택하지 않는다. 의사가 좋다고 했어도, 엄마들의 90%가 먹이고 있어도 내가 직접 공부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여전히 ‘카더라’일 뿐이다. 그래서 여전히 아이들의 밥상은 가공 곡식과 가공 식용유가 차지하고 있다.
나는 내 기준을 따르라 강요하고 싶지 않다. 내 글과 콘텐츠는 어디까지나 필요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동의되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쳐도 된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콘텐츠를 소비할 때 그렇게 한다.
다만 한 가지는 꼭 묻고 싶다.
우리는 정말로 ‘스스로’ 아이의 식단을 선택하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누군가의 권위나 화려한 광고 문구에 의존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