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개월 아기, 고기는 몇 그램 먹여야 하나요?

개월 수가 말해주지 않는 내 아이 몸의 진실

by 키슬

“우주맘님, 아이 고기 몇 그램 먹여야 하나요? 참고로 저희 아이는 18개월이에요.”

오늘 아침에도 이런 질문을 받았다. 매일같이 소금, 버터, 쌀밥 등 ‘몇 g’을 먹어야 정답일지 묻는 메시지가 쏟아진다.

자주 오는 디엠. 몇개월엔 무엇을 몇 그램 먹여야할지 자주 물어오신다.

아래 이미지를 보자.

두 아이 모두 18개월, 남자아이다.

왼쪽 아이는 9kg. 입이 짧고 고기를 자주 뱉는다.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나며, 감기나 장염이 잦다.

오른쪽 아이는 12kg. 잘 먹고, 매일 건강한 변을 본다. 특별히 불편해하는 부분은 없다.


무엇이 이 둘의 차이를 만들었을까?

바로 ‘소화능력’이다.


왼쪽 아이에게서 예측해 볼 수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위산 또는 소화효소 분비 저하

- 장내 세균 불균형

- 장점막 기능 저하(소위 ‘장누수’)

- 나트륨, 아연, 철분 등의 미네랄 불균형


이런 경우 같은 나이, 성별이라도 동일한 고기량을 권장할 수 없다.

소화능력보다 많은 양을 먹이면 아무리 좋은 고기라도 영양이 아니라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아이에게 먼저 해줘야 할 일은 고기 섭취량이 아니라 장 환경을 교정하는 것이다.

밥 빵 면 떡 시리얼 등의 정제탄수화물, 설탕 과당 시럽 등의 당, 초가공식품, 가공 식용유를 줄이는 것.

소화를 부담스러워하는 음식(예를 들면 익히지 않은 토마토나 생채소 등)을 찾아주는 것.

필요하다면 소화효소 등을 보조하는 것.

아주 드문 경우지만 아이에게도 장내 세균 과증식(SIBO)이나 곰팡이 문제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기능의학 검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이 “몇 개월에는 고기 몇 g” “소금은 얼마까지” 식으로 정량을 제시한다.

그러나 아이의 몸은 개월 수로 규정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다.


그래서 ‘진짜 과학’은 부모의 관찰과 기록에서 시작된다.

아이의 건강 일지를 작성해 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피부나 기분은 어땠는지 기록하면 내 아이만의 소화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아이도 피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건강 일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냥 머리로만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었고 몇 시에 잤는지, 활동량은 얼마나 됐는지, 스트레스 요인은 없었는지, 환경적 문제나 수분섭취는 어땠는지 등을 기록하다 보니 서서히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별한 검사 없이도 우리 아이는 계란을 자주 먹으면 볼이 빨개지고 생오이와 생토마토를 먹으면 피부를 많이 긁으며 고기 섭취가 너무 적으면 빨리 배고파하고 과일을 과하게 먹으면 혈당이 떨어지는 시점에 짜증이 극에 달한다는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아이는 하루에 고기 300g 정도면 적당하더라고요.”

“채소량을 조금 줄였더니 변 상태가 좋아졌어요.”

이런 문장은 수치로 만든 조언이 아니라, 경험과 관찰로 만들어진 과학이다.


정량화는 쉽고 매력적이지만, 내 아이의 건강 책임은 결국 내가 져야 한다.

수면, 식습관, 활동, 변의 형태 같은 일상 속 데이터를 쌓고 이해하는 것.

그것이 내 아이 몸의 진짜 과학이다.


*본 글은 기능의학, 기능영양학 관점에서의 소아 영양 및 건강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 위한 것입니다. 개별 상황에 따라 전문가의 진료와 상담이 필요할 수 있으니, 모든 의료적 결정은 전문가와 함께 해주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