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으로 살기

by 또다시

난 나를 잘 믿지 않는다. 살다보니 그렇게 됐다. 어릴 때 몸이 약한 나를 부모님과 언니는 정신도 약한 존재로 분류해 특별하게 대우했다. 어른들이 나를 믿지 못하니 나도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고 나의 선택이나 결정에 늘 후회를 했다.


교사가 되면서 독립을 했고 내 능력을 펼쳤고 인정받으며 나도 괜찮은 사람이다고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으나, 안타깝게도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버렸다. 바로 남편이다. 남편은 센 사람이었다. 내가 하는 일마다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뭐든지 반대만 했다. 남편에게도 내가 약한 존재로 보였나 보다. 난 더욱더 심하게 흔들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많았다. 늘 남편 눈치를 살폈다. 남편은 내가 자신의 뜻에 어긋나게 언행하면 심하게 화를 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난 나를 존중하지 못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고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시했다. 그저 하루하루 내가 할 일만 하고 살았다. 주로 자녀 양육, 집안일, 학교 일이 대부분이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때는 성당일에 매진할 때도 있었다. 나는 '일'만 하며 살았다. 내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이었다.


요즘, 예술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자주 접하며 '나'는 누구인가 자주 생각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탤런트가 있는데 내게도 있을 것이다. 오랜동안 내 속의 '나'가 '진정한 자신이 되라'고 끊임없이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무시했다. 왜냐하면 약했기 때문이다. 나보다 더 강한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먼저 해야했기 때문이다.


아, 이젠 '진정한 나'로 살고 싶다. 나의 직관을 믿고 따라서 살고 싶다. 직관은 내가 가장 나다울 때 나에게서 들려오는 내면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를 이제는 무시하지 않고 따르고 싶다. 작은 일에서부터 내 선택을 존중하고, 내 마음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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