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페이스 연습

by 또다시

‘포커페이스’는 감정이나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무표정하거나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감정이 격해질 때나, 상대방에게 내 의도를 숨기고 싶을 때 유용하다. 포커 게임에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패를 들키지 않으려고 사용하는 전략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난 내 감정을 겉으로 매우 잘 드러낸다. 시어머니 생신 모임에 다녀왔다. 참 많은 세월을 시댁 식구들과 함께 했다. 그런데 그들은 언제나 불편한 존재이다. 난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너무 사실적으로 감정을 얼굴에 내색한다.(아마도 그렇다.) 참으로 좋고 선한 사람들이며 나에게 잘해주는데 난 그들을 살갑게 대하지 못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늘 죄책감에 시달린다.


내가 이리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다. 결혼 생활하며 겪었던 남편과의 불화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고 시아버님의 구시대적인 생활방식 등에 거부감이 들어 쌓이고 쌓인 결과일 것이다. 어찌 됐든, 깊은 인연으로 맺어졌고 한식구인데 난 물 위에 뜬 마블링 잉크처럼 늘 떠있다. 참 불편하고 어색하다. 마음이 열리지 않고 사랑을 베풀지 못했다는 자책에 힘들다.


내가 포커페이스를 잘하면 좋겠다. 마음 따로 얼굴 따로이면 좋겠다. 마음은 불편하지만 얼굴과 입에선 웃는 표정과 다정한 말을 하면 좋겠다. 다음에 시댁과 만나면 ‘포커페이스’란 말을 속으로 중얼거려야겠다. 이것이 자주 되면 나도 모르게 잘 어울려질 때가 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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