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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에게 책육아를 하다

by 재벌엄마


둥이들이 태어나고 산후조리원에 갔다. 산후조리원에서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사랑해, 사랑해" 책을 읽어주는 것이었다. "심술을 부릴 때에도 너를 사랑해, 재잘재잘 떠들어도 너를 사랑해." 둥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좋은 말을 들려주고 싶었다. 신생아실에서 둥이들이 내 품으로 올 때마다 소곤소곤 책을 읽어주었고, 둥이들도 엄마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듯했다. 그렇게 나의 책육아는 시작되었다.

하루에 얼마나 읽어야 책육아일까?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면 책육아를 하는 걸까? 하루에 한 권을 읽어줘도 책육아를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초보맘이었던 나는 정량화된 기준이 궁금했다. 하지만 육아서에는 대부분 "아이마다 달라요."라는 말이 답변의 핵심이었다. 답답했다.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기준이라는 게 있지 않을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책육아 경험자들의 책을 읽었다. 그러나 "하루에 몇 권을 읽어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결국 답은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었다. 기준이 없다면 내가 기준을 세우면 되는 것이니!

둥이들이 신생아일 때는 나의 컨디션에 따라 책 읽는 시간과 권 수가 달라졌다. 피곤한 날은 한 권만 읽어주고 재웠고, 컨디션이 좋은 날은 30분, 1시간도 읽어주었다. 둥이들이 자라면서는 나의 의지가 아니라 둥이들의 의지에 따라 책 읽는 시간이 달라졌다. 둥이들이 좋아하는 전집을 만나면 나의 목이 쉬는 날이었다. 둥이들이 원하는 만큼, 1시간이 되었든 2시간이 되었든 새벽이 다 되도록 책을 읽어주었다. 다음 날에도 똑같은 책을 또 읽어달라고 하면 냉수를 한 잔 들이켜고 다시 읽어주었다.

반면, 둥이들이 관심 없는 책을 만나면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그 책을 던져버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했다. 아이가 원하는 책을 원하는 만큼 읽어주니, 둥이들은 끊임없이 책을 가져왔다. 책을 좋아하게 만들려면 아이가 원하는 만큼 읽어주면 된다. 엄마가 피곤하다고 거부하면 아이는 더 이상 책을 가져오지 않는다.

책육아를 하던 시절, 나는 만사를 제쳐두고 책을 읽어주었다. 밥을 먹다가도, 청소를 하다가도,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무조건 읽어주었다. 그 결과 둥이들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책육아의 기준은 결국 '아이의 관심'

나에게 책육아는 시간이 얼마가 되었든, 아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읽어주는 것이었다. 아이가 책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책육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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