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에대한 신뢰가 필요할때...
IT/테크/창업 등에 관심을 갖다 보면 세상이 변하는 속도를 눈으로 귀로 좇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변화를 따라가기보다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가 맞다고 생각이 드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속한 사회는 기술이 변화하는 속도만큼 빠르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따금씩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 관심이 멀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오늘 평소 블로그의 성격과 다른 글을 쓰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어두운 면만 부각되는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관련 내용이 아닙니다)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신문을 재밌게 읽기 시작한 게 대학교 1학년 그러니까 딱 10년 전쯤인 것 같습니다. 그때에는 조선/중앙/동아 등 언론사를 구별하지 않고 읽었는데요, 지금은 경제지만 주로 읽습니다.
우리 사회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의무가 책임이 되어야 하고, 책임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무 → 책임 → 행동"
변화의 파도를 거세게 해주는 건 많은 사람들이지만, 파도를 만드는 건 소수 사람들의 '행동'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의무가 행동으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뉴스가 고발 프로그램이 된 건지, 언론에서 자극적인 기사를 주로 다루는 건지, 아니면 실제 그런 일들만 일어나고 있는지, 지금 미디어를 켜면 당장이라도 고개가 찌푸려집니다. 누가 빅데이터로 최근 뉴스에서 언급된 단어를 키워드로 뽑아주시면 감사하겠지만,, 헬/비리/뇌물/살인/사고/폭행 등의 단어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경제지만 주로 보게 된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습니다.
지쳤습니다
사회면에는 나날이 사건/사고 소식들이 넘쳐 납니다. 모바일 앱으로 신문을 보다 페이스북을 통해 신문을 보기 시작한 이후로 페이스북 뉴스피드에는 부정적인 뉴스들만 끊임없이 올라옵니다. (이번 기회에 페이스북 뉴스 구독은 끊어야겠습니다) 수많은 양의 부정적인 기사를 보면서 우리는 당사자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힘을 모으기도 하지만, 사회 문제가 정치 이슈로 이용되고, 세대간/지역간/성별간 갈등이 고조되며 서로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저는 아는 분야가 많지 않습니다. 사실 무늬만 공돌이지만 행동심리학 같은 것도 잘 모릅니다. 사회현상과 자본주의의 관계에 대해서도, 정치에 대해서도요, 그런데 제가 앞서 말한 '의무'가 '행동'이 되려면 관심만큼이나 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지식)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 앞에 현상에, 더 작은 일에 분개하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분명 많이 지쳤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게 있습니다.
저는 사회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의무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고, 사회에 규범에 반(反)하지 않는 행동을 하기 위해 실천했던게 있습니다. 바로 감사함에 대한 표현입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단어지만 그렇지 못한 단어들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단어들의 갖고 있는 엄청난 힘을 믿습니다. 저는 이 단어들이 서로가 서로를 믿게 해 주고 신뢰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통계나 심리학에서 찾은 내용도 아니고, 종교를 통해서 깨우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 늘 있었던 것을 되돌아볼 때 보이는 것들입니다.
대학교 때 시작해 지금까지 만나오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넵엔젤'이라는 동아리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인데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서로愛가 끈끈합니다. 모두들 자기 분야에서 으뜸인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ㅎㅎ 인성만큼은 정말 으뜸입니다. 어려운 일에는 손 내밀줄도 알고, 내민 손을 잡아 줄지도 아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제가 참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고마워'입니다. 고맙다는 말을 참 많이 듣게 됩니다. 오늘 바쁠 텐데 와줘서 고마워, 며칠 전에 연락 줘서 고마워, 그때 고마웠어,, 형~ 고마워요(특히 송민규!). 오빠 고마워, 규강아 고마워,,, 분면 대수롭지 않은 일 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 순간 고맙다고 얘기해 줍니다 (저희는 결코 이상한 집단이 아닙니다 ㅎㅎ). 저는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서로에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은 여럿이 모였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가 가져올 변화를 믿습니다.
점심을 먹으며 건네는 한마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분들을 위한 한마디 '오늘도 감사합니다', 모처럼 연락 온 친구에게 전하는 '연락 줘서 고맙다'.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떨어지는 지금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 뒤에 나쁜 마음이 자리 잡기는 참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른한테 인사 잘해야 한다"라고 제가 어릴 때부터 저희 어머니가 유별나게 강조하시긴 했지만, 어른들의 이러한 가르침에는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한 나라의 시민의식은 감사함에 대한 표현의 척도로 가늠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일,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모두 기분 좋게 만드는 '고맙습니다'라고 오늘부터 얘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