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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리 Jan 24. 2017

이재용과 팀쿡의 차이 <대중앞에 나서는것의 중요성>

왜? 우리나라 대표는 대중 앞에 나서지 않을까

삼성전자 '이재용' / 애플 'Tim Cook'

네이버 '이해진' / 아마존 'Jeffrey Preston Bezos

구글 'Sundar Pichai', 마이크로소프트 'Steve Ballme'

현대자동차 '정의선' / GM 'Mary T. Barra


위에 언급한 사람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의 대표로서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성별? 재산? 나이? 출신대학? 어떤 점이 다를까요?


이들은 전 세계 흩어진 사업장을 관리하며,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세계시장에 대응하고, 신규 제품을 개발하며, 투자를 진두지휘 하는 등 하루 24시간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작지만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중(고객) 앞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업인은 유독 대중/소비자/투자자/언론과의 소통에 인색합니다. 우리가 그들을 볼 수 있는 경우는 오직,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입니다.


다음은 YouTube에 각각 '이재용'과 'Tim Cook'을 검색한 결과입니다.

두 검색 결과의 확연한 차이가 보이시나요? '이재용'을 검색했을 때 청문회 사건이 나오는 반면, Tim Cook을 검색했을 때에는 ABC New 인터뷰, CNBC 인터뷰, 유명한 티비 프로그램인 Car Pool Karaoke(차에서 노래 부르며 인터뷰하는 방송, 우리나라의 '택시'와 유사)에 등장한 모습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 일어났던 삼성의 청문회 참석이 큰 이슈이기도 했지만, YouTube의 페이지를 40 page 까지 넘겨보아도 국내외 언론을 포함 기타 어느 누구와도 인터뷰를 하거나 대중 앞에 나서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분야의 회사들은 어떨까요? 

위의 검색 결과는 현대자동차의 '정의선'과 GM의 'Mary Barra'를 검색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정의선'을 검색했을 때에는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과 '1~2년 전 CES, WMC' 참석 때의 영상만 보입니다. 반면 'Mary Barra'는 각종 인터뷰 및 미시간 대학교 졸업 연설 등 정기적으로 대중 앞에 서는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비교대상으로 테슬라의 Elon Mask를 언급하지 않은건, GM이 테슬라보다 보수적인 조직이기도 하지만 Mary Barra가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Elon Mask를 비교로 했다면 차이는 분명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 회사의 대표와 외국 회사의 대표의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으신가요?


우리나라의 기업인들은 모시기 어려운 분들입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대표' '사장'이라는 명함에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인식보다 만나기 어려운, 아무에게나 모습을 보이지 않는, 입맛이 까다롭고 취향을 맞추기 어려운 '재벌'이라는 모습으로 인식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분명히 회사에 전념하며 회사를 운영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대중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간 낭비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기업의 대표가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중과 호흡하고 언론에 나타난다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그리고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브랜드이미지, 나아가 기업이미지는 어떻게 형성될까요? 삼성전자, LG전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티비 광고를 강화하면 브랜드이미지가 바뀔까요? 스포츠에 후원을 하고, 국제단체에 기부를 하면 좀 나아질까요? 앞서 언급한 회사들은 이미 모두에게 잘 알려진 회사로 이들은 광고나 후원 등의 활동으로 자신만의 기업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 CJ" "사람이 미래다 두산"같은 경우죠. 이러한 활동의 효과는 경제적으로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B2C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회사에는 분명 중요한 영역입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매체별 이용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TV, 모바일 광고는 기업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도구입니다. 그러나 2017년의 소비자는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합니다. 10분 이내에 최저가 상품을 비교 구입할 수 있으며,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서 태평양을 건너 TV를 사기도 합니다. 


자유무역주의는 자원과 제품의 이동에서 사람의 이동으로 진화했으며, 이는 제품과 제품 간의 (성능상의) 차별성이 없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이 물건은 세상에 우리 밖에 없어"라는 말처럼 경솔한 말은 없을 것입니다. AI에서 자율주행, 로켓, 하이퍼루프까지 독점적인 기술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기업들은 끊임없이 경쟁하며 유사한 기능의 서비스를 출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제품과 제품 간의 경쟁력이 무너진 이때에 기업이 갖춰야 하는 경쟁력 무엇일까요? 바로 '팬'입니다.


요즘 기업용 페이스북 계정을 어렵지 않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거의 모든 대기업이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소비자와 소통(?) 하려고 노력하죠. 그리고 소비자는 본인들이 좋아하는 혹은 관심 있는 기업을 '팔로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소비자들이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기업을 스스로 팔로우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기업용 페이스북 컨텐츠 하나같이 볼 것도 없고 개떡 같습니다. 전 예전에 Dow Chemical이라는 화학회사에서 일을 했었는데, 그때를 계기로 Dow Chemical 회사의 소식을 페이스북 팔로우를 통해 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평생에 주유할 때 빼고 석유를 개인적으로 구매할 일이 있을까요? 과연 이뿐일까요? 전 애플과 샤오미라는 회사도 무척 좋아합니다. 하나의 시장을 두고 다른 듯 비슷한 횡보를 보이는 두 회사에 대해서 늘 호기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두 회사를 팔로우하며 업데이트되는 소식을 받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애플과 샤오미 기기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 휴대폰은 '루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플과 아마존의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 팬심입니다. 기업은 이런 팬들이 자사 제품의 충성고객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보수로 그 기업과 그 기업의 제품을 자발적으로 홍보해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이들이 생각하는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가 곧 기업브랜드의 큰 축이 됩니다. 


기업브랜드는 더 이상 기업이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주입하여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브랜드는 철저히 소비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고객 체험행사를 통해 제품을 알리는 방법, 핫한 대세 배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방법, 드라마 속 PPL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제가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입니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스스로 특정 회사의 팬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아마 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회사가 바로 애플, 아마존 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플의 팬들은 얼마나 극성인지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전부터 새로운 아이폰의 기능과 디자인을 추측하곤 합니다. 그들은 때때로 애플이 인수한 회사와 특허 등을 인용할 만큼 애플의 신제품과 미래에 대해서 궁금해합니다. 


기업의 대표는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 대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비록 그들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잡스(2013) 소셜네트워크(2010)처럼 실제로 영화화될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들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은 더 이상 언론플레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적어도 대중 앞에 직접 나서는 것은 그것이 수백 명 앞이라 할지라도 몇 천만 원 몇 억 원을 쓰고 아무도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광고를 하는 것보다 나은 효과를 창출할 것입니다. 대중들은 그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회사의 방향과 이념, 가치를 알 수 있게 되고 이는 곧 '팬'을 만드는 초석이 됩니다.


(왼쪽) 영화 '잡스' / (오른쪽) 영화 '소셜 네트워크'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기업인에게 이러한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회사 직원들도 보지 않는 홈페이지상의 회사 소개란은 오직 취준생의 자소서만을 위한 곳이며, 우리는 어디에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표들은 왜 유독 대중 앞에 서지 않을까요? 

그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그들만의 스토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유: 그들만의 스토리가 없다


20~30대를 움직이는 건 스토리입니다. 우리는 기업의 대표에게 그들이 만드는 제품 이상의 무언가를 배우고자 합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insight나, 제품이 갖고 있는 철학, 혹은 그들의 스토리 등입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겪은 도전과 성공 스토리를 들으며 우리도 그들처럼 될 수 있다느 목표를 갖습니다.


다음은 Forbes에서 '16년에 발표한 한국 30대 재산 순위입니다.

*자료출처: 광파리 


삼성 이건희와, 현대 정몽구, 아모레 서경배는 창업자로 봐도 될 만큼 그들의 경영능력으로 현재의 회사를 일구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30대 부호중 창업자는 10명 미만으로 한국은 여전히 상속자의 나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일본, 중국은 어떨까요?



물론 10위까지만 나타낸 것이지만, 미국과 일본은 10대 부호중 상속자가 각각 4명 2명으로 상속자 보다 창업자가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을 보면 10대 부호가 모두 창업자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을 대중 앞에 나설 수 있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입니다.


창업자들에게는 그들만의 확고한 신념과 본질 그리고 스토리가 있습니다. 중국의 많은 청년들이 알리바바의 잭 마윈에게 열광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영어 선생님에서 세계 제일의 온라인 상거래 업체 된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잭 마윈의 목소리에는 항상 에너지와 메세지가 넘칩니다. 그가 작년 다보스포럼에서 한 인터뷰는 조회수가 백만 건을 넘고 있으며, 연설이나 인터뷰를 포함해 그가 대중 앞에 나왔던 영상들을 대부분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 알리바바를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알리바바를 다른 어떠한 커머스 업체보다 좋아하며 기회가 된다면 꼭 이용해 보고 싶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표들은 그들만의 스토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학자금 대출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와 수많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할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아무런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학업을 마치고, 부모님의 사업을 이어받아 30살에 본부장을 달게 됩니다. 물론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혹시 어려서부터 자라온 환경의 영향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린다면, 저는 그들이 배웠던 그들만이 갖고 있는 insight를 통해서도 충분히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야하 한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표들은 왜 유독 대중 앞에 서지 않을까요? 그 두 번째 이유는 바로 Pionier(피오니어)가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 Pionier(피오니어)가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첫 번째 이유와 연결된 부분이 많습니다. 앞선 Forbes의 재산 순위를 보면 이들의 재산은 공통적으로 자사의 주식 보유량에 비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식은 현재 기업의 실적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수치이며, 이는 앞에 언급된 창업자들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 끊임없이 미래의 먹을거리를 찾는 것이며 시장은 그들이 준비하는 미래에 배팅을 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상속자들의 대부분은 이미 검증된 사업 모델을 뒤따라 가거나 기존의 사업을 유지 확장시키는 방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즉, 20~30대가 공감할만한 주제도 소통할 컨텐츠도 부족하게 되는 것입니다.


쓰다 보니 얘기가 많이 길어졌네요,,,, (급하게 마무리...)


분명 사업을 현장에서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물건도 소비자와의 소통 없이는 비싼 쓰레기가 될 뿐입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팬'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중 앞에 먼저 다가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20~30대의 많은 청년들에게 현실은 안주하고 싶은 상태가 아닌 변화하고 싶은 상태입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20~30대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소통한다면 분명 그들은 먼저 다가와 팬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보다 많은 대표님들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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