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간편결제 시장
총성없는 '결제전쟁'
여러분은 온라인쇼핑 후 어떠한 결제 방식을 선택하시나요? 결제방식에는 신용카드, 무통장입금, 실시간 계좌이체, 휴대폰요금결제 그리고 간편결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신용카드 결제를 선호하는데요, 선호라기보다는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게 되었죠....ㅎㅎ
제3자결제 이른바 간편결제 시장은 전 세계에 확대 중입니다. 간편결제는 플랫폼이며, 간편결제가 금융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 힘은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독식'+'독식'의 공식으로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한번 경쟁에서 밀리면 회복이 불가하기에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자사의 간편결제 이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두에 총성없는 '결제전쟁'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요,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온라인쇼핑 시장규모 확인이 필요합니다. 통계청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78조 2273억 원으로 연평균 성장률은 최근 최근 5년간 19.4%이며, 2022년이면 온라인 쇼핑 시장의 규모가 최소 176조에서 최대 189조가 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페이의 지향점은 다르다
2022년 176조, 전체 결제시장의 1%만 차지해도 1.7조입니다. 음~~~ 잘은 모르겠지만 돈 냄새가 나는 시장 같지유~?
본론으로 들어가면, 돈 냄새가 나는 시장인건 확실한거 같은데 어떻게 돈이 된다는 걸까요? 시장에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L.pay, SSG페이 등 정말 다양한 페이가 있지만, 각 페이의 지향점은 '다릅니다'.
(간편결제 시스템 구조나, 앞서 잠깐 언급한 간편결제 시장규모, 관련 규제에 대해서는 저보다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추가로 다루지 않겠습니다.)
제 기준에 페이는 아래처럼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 쓴다
2015년 3월 삼성이 루프페이를 인수하고 채 4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삼성은 이미 페이 시장에서 선두를 (적어도 국내에서는) 달리고 있습니다. 매번 높은 퀄리티의 상품을 시장에 출시하면서도 번번이 '팬'이 많지 않은 특징으로 시장의 적극적인 호흥을 받지는 못했지만 2015년 삼성전자의 판단을 보면 ★갓★성★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간편결제는 온라인 중심과 오프라인 단말기 중심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동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해당되고 후자는 단말기 인프라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등이 해당됩니다. 삼성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최강자입니다. MST와 NFC 방식을 (이리해도 저리해도 결제되는 방식) 아우르는 범용성에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매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삼성페이는 하드웨어 단말기에 기본적인 결제 기능을 탑재, 신용카드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들이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금전적인) 이득은 거의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드리는 혜택"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플랫폼 락인 (Lock-in) 과 금융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온라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이버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연이어 출시하는 한편, 네이버 쇼핑이라는 큰 그림에 활용되는 일종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활용해 상품 공급자를 증대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커머스 나아가 플랫폼 서비스의 경쟁력 중에 하나가 바로 상품 공급이라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내린 것 같습니다. 가령, 네이버는 스몰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 500만 원 미만의 거래액에 대해서는 1년간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때 네이버페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네이버와는 조금 다르게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 전략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페이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면 카카오페이는 '다양한 영역 진출'에 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커머스 사업부를 분사하며 내부 온라인 쇼핑 플랫폼 강화하는데 카카오페이가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카카오페이가 이렇게 퍼다 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카카오페이는 각각의 플랫폼에 카카오페이를 통한 첫 결제를 유도하며 사용자 경험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때문에 인터파크나, 쿠팡을 카카오페이로 첫 결제 많이 했습니다.
참고로 카카오페이의 가입자수는 2500만 명이며, 월간 실 이용자 수는 1300만 명입니다. 그리고 '18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거래액은 12.7조입니다. 어마어마어마하죠잉~~
카카오페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간편결제에서 송금, 나아가 투자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이는 자체 온라인 쇼핑 플랫폼 사용자 경험 강화에 집중하는 네이버페이와 분명히 다른 행보입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0월 바로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됐다. 바로투자증권은 2008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 573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기록한 기업금융 특화 중소형 증권사이며, 최근에는 피플펀드와 협력,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5년 뒤에 ★갓★카★오★톡★을 외칠 날이 머지않았네요.
마지막은 커머스사나 오픈마켓이 직접 보유한 페이입니다. 사실 오늘 말하고 싶은 내용은 바로 이거였습니다. 기존에는 주로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언급되었지만 커머스 측면에서 자체 페이의 중요성에 대해서 한 번쯤은 공유하고 싶었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유통강자로 자리 잡은 아마존과 이베이, 알리바바도 각각 원클릭, 페이팔, 알리페이라는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초기 시장 확대에 결정적인 모멘텀을 마련했습니다. 앞서 계속 얘기했던 2022년 189조의 온라인쇼핑시장은 결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발생되며 이는 곧 쿠팡, 티몬, 옥션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주요 매출원이 됩니다.
수수료는 생명이다
온라인 플랫폼의 주요 매출원은 판매 수수료입니다. 쿠팡이 1만 원짜리 물건을 판매하면 10%인 1,000원을 판매자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쿠팡은 결제수단에 따라 적게는 2%에서 많게는 3.5% 까지의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고, 결국 1만 원짜리 물건을 판매하고 쿠팡은 얻게 되는 이윤은 약 700원 수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 시작됩니다. 플랫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들은 자신들의 마진을 줄여가며 할인쿠폰을 발급하게 됩니다. PB상품도 만들어 보지만, 압도적인 우위를 만들어 내고자 가격 할인 정책을 우선 고수합니다. 결국 규모의 결제를 실현시키지 못한 채 부채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네이버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결제업체들은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며 온라인쇼핑시장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입니다. 단기적으로 이들은 자신들의 비용으로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제공해 주지만, 장기적으로 이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플랫폼 사업자의 잠재적인 리스크는 계속 커지게 됩니다. 쉬운 예로 결제 수수료율을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겠죠,
2017년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15조 원이며, 쿠팡의 거래액은 5조입니다. 15조 원의 10%는 1.5조이며, 1%는 1500억 원입니다. 수수료 1%에 의해서 1500억 원의 매출이 내 것이 될 수도 남의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11일 중국 알리바바의 1일 거래액은 35조 였습니다. 알리페이 결제비율이 50%라고 가정하면 17조에 대한 결제수수료를 자신들의 매출로 추가 발생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총성없는 '페이전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19년에는 쿠팡, 티몬, 위메프와 같은 소셜 플랫폼과 옥션, G마켓, 이베이와 같은 오픈마켓의 페이전쟁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페이 중에 페이는 역시 더치페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