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살롱
2019년은 유난히 애사가 많은 해였다.
팀원들이, 상사가, 선배가, 친구들이 그들의 조부모를, 아버지를, 어머니를 잃었다. 예견되었던 죽음도, 갑작스러운 죽음도 있었다. 모든 죽음이 남 일 같지 않아 고스란히 섪음으로 남는다. 그런 체로 일상으로 돌아와 삶의 경계에서 멀어진 망자를, 또 그들을 사랑했던 사람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내게, 우리 가족에게 갑작스러운 죽음이 찾아왔다. 예견할 수 없었던 너무나 낯선 이별... 한 인간의 세계가, 우주가 순식간에 끝난다는 게 참으로 가볍고 쉬운 것 같은. 적어도 아주 잠깐의 순간 동안 산다는 게 고작 이까짓 정도 밖에는 아닌가 싶었다. 냉소가 슬픔을 뒤덮을 만큼 어안이 벙벙한 일. 뒤통수를 호되게 후려치고 모든 걸 종결시켜버린 죽음의 냉정한 얼굴을 바로 마주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10월, 어릴적부터 친구였던 어머니의 부고를 들었다. 더블린에서 사는 친구는 그곳에서 어머니 임종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장례미사에서 본 친구는 온몸이 슬픔으로 가득했다...
내게도 언제 닥칠지 모를 이별. 부모님이 없는 세상이 과연 지금과 같은 세상일지. 시커먼 우주 공간에 영겁의 시간을 헤매듯 그리움이, 한스러움이 사는 내내 내 삶 속을 부유할 것 같다.
친구 어머니 장례식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친구의 어머니를 위해 기도를 했다. 몇 달 전 떠난 큰 형부를 위해서도 기도를 했다. 그 와중에 포레의 레퀴엠을 마음속으로 내내 플레이하고 있다. 막히던 길, 내부순환에 들어서자 그나마 시원하게 빠진다. 지나가는 차의 행렬이 모두 내 가슴 속 울려퍼지는 레퀴엠 안에서 경건한 추모의 행렬에 합류한 것 같았다...
+주여, 먼저 떠난 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