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되돌아갈 곳은 없었다.
몸을 갈아 번 돈은 금세 동났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생활비와 월세, 보험료까지
온통 나를 갉아먹는 것들뿐이었다.
어느 하나 편한 것이 없었다.
아이가 자주 아프다며
보험을 해지하라는 보험회사,
이유 없는 텃세를 부리던 공장 직원들,
보고 싶어도
마음껏 보러 갈 수 없는 아이까지.
마음이 늘 공허했다.
아무도 없는 긴 터널에 갇혀,
혼자 계속 걷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쯤 나갈 수 있을까.
끝이 있기는 한 걸까.
내가 선택한 모든 것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
허무하고 고단했지만,
되돌아갈 곳은 없었다.
계속 걸어야 했다.
내 삶에서 가장 무기력하고,
가장 쓸모없었던 순간들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버는 족족 새어나가는 통에
모은 돈이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 살아서는,
아이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무 의미도 없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어떻게든 함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아도 남는 것이 없을 거라면,
함께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나는 모든 것을 그만두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 같이 살 거라는 말에,
아이는 늘 그랬듯 환하게 웃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