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길.

#11

by 규잉

밤은 여전히 길었다.


아이는 그때까지도 푹 잠들지 못했지만,

그래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다.


이번에는 국가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동사무소로 찾아가

혼자 아이를 키운다고, 대뜸 말했다.


다행히도 내가 알지 못했던

여러 지원을 안내받았다.

먹고살 만큼은 아니었지만,

아주 조금 숨통은 트였다.


그 당시 기준으로 나는 어리다는 이유로

기초수급 대상이 되지 않았다.


한부모 수당은 많지 않았고,

국가 지원 사업이라며 일을 시켜준 곳에서는

하루 여섯 시간을 넘게 일하고도

85만 원을 받는 것이 전부였다.


다른 지원을 더 찾아봤다.


학원을 다니면서도 85만 원의

절반 정도 되는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이었다면 엑셀이나 회계를 배웠을 텐데,

그때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웹디자인을 선택했다.


나는 곧잘 했다.


블로그를 하기 위해 포토샵을 독학했던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았다.


선해 보이지는 않는 인상과

낯을 가리는 성격 때문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는 못했지만,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연락하는

지인이 있을 정도로 재밌는 경험이었다.


그러나 지방에서 웹디자인으로

일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학원을 통해 취업을 하긴 했지만,

회계와 고객관리, 제품관리까지

모든 일을 다 해내야만 했다.


그래도

퇴근 후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있다는 것이

나를 자꾸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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