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닿은 곳.

#13

by 규잉

내 선택이

세 사람의 몫이라 생각하니

자꾸만 어려웠다.


그 당시 나를 가장 아프게 했던 일이 있었다.

그 일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콕콕 쑤신다.


아이가 대여섯 살쯤 되었을 때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적이 있다.


소아병동은 저녁 시간이 가장 소란스럽다.

퇴근한 아빠들이 아이를 보러 오면,

여기저기서 반가운 인사 소리가 울려 퍼진다.


복도를 걷던 아이가

어느 병실 앞에 멈춰 섰다.

문 앞에 서서

병실 안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다.


뭐 하냐는 내 물음에도 꼼짝하지 않고

어딘가를 한없이 쳐다보고 있었는데,

차마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갓 퇴근을 하고 온 아빠에게 안겨

응석 부리는 아이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가만히 뒤를 지키고 서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야 아이가 나를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가자!”

하고 손을 끌었다.


그때,

내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그런 생각이 스쳤던 것 같다.


아빠.

아빠가 있어야 하는구나.


어쩌면 내가 원했던 건,

나의 외로움을 돌봐줄 남자친구나

나를 조금이라도

안정적으로 살게 해 줄 남편이 아니라,


아이의 아빠였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이기적인 결정이었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전 남편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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