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타인에게 화를 냈던 기억은
지금도 가끔 떠오른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왜 고작 그런 일에 화가 났는지
의아해서 남아 있는 건지,
아니면 괜한 화풀이였던 것 같아 남아 있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6인 병실이 부족해
2인 병실에 입원했을 때였다.
몇십 년 만의 폭설이 왔다는 뉴스로 떠들썩하던,
유난히 추운 겨울날이었다.
먹은 것도 없이 밤새 토하던 아이를
얇은 패딩 한 장에 싸안고
응급실로 달려갔던 밤이었다.
같은 병실 맞은편에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입원했다.
해열제를 맞고도 잠들지 못하던
내 아이의 우악스러운 울음소리에
그 아이도 잠들지 못한 채 뒤척이고 있었다.
초등학생 아이의 엄마에게서 들은
“아휴, 애가 왜 이렇게 울어요?”
하는 짜증 섞인 말 한마디에
참고 있던 모든 것이 갑작스레 터져버렸다.
“아프니까 울죠!”
나도 모르게 빼액 소리를 지른 뒤
아이를 안고 후다닥 병실을 나왔다.
그날 처음,
병원 화장실에서 아이를 안고 울었다.
가족들에게 멸시를 당했을 때도,
애고 뭐고 다 버려버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갈 곳이 없어 갓난아이를 안고
밤길을 걸어 다녔을 때도,
먹을 것이 없어 죽 같은 밥을 물에 말아
꾸역꾸역 삼켰을 때도,
몇 날 며칠 잠들지 못한 채 아이를 달랬을 때도,
나는 절대 울지 않겠다고 참아냈다.
그게 뭐라고,
그 한마디에
눈물이 그렇게 나던지.
한참을 울고 나니
그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