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그러던 어느 날,
지독한 우울이 찾아왔다.
갑자기였다.
우는 아이를 달래주지 않고 있는
내 모습이 역하게 느껴졌다.
아무도
내 외로움을 돌봐주지 않았다.
병아리 같던 아이의 울음소리가
머릿속을 어지럽게 흔들었다.
그 작은 한 평짜리 원룸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우울은
나를 더 깊은 곳으로 끌어당겼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하나도 괜찮지 않았나 보다.
해야만 하니까,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저 해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힘을 내지 않으면 안 되니까
괜찮다고 믿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나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억지로
해내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한 번도 쉬웠던 적은 없었지만,
그때가 가장 어려웠다.
도저히
괜찮아지지 않았다.
한 번 덮친 우울은
쉽게 떠날 줄을 몰랐다.
나는 어렸고,
그런 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물어볼 곳이 없었다.
지독하게 외로웠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겨내야 했다.
우는 아이를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일어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