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클래스 후기.
우연히 자주 이용하던 커피 브랜드에서 클래스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원두를 구입하면, 원데이 커피 클래스에 신청할 기회가 주어진다. 대신 선착순이었다. 운 좋게 인원 마감되기 전에 신청해서 별다방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었다.
사실 신청하기 전에 원두까지 구입해놓고 꽤 망설였었다. 커피를 자주 마시고, 커피의 향과 맛을 좋아하지만 그게 다였다. 핸드드립을 해본 적도 없고, 커피 프레스를 이용해 간편하게 커피를 내려 마시기만 했다. 커피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다.
별다방 클래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커피 지식이 많거나 관심도가 매우 높을 텐데, 그에 비해 나는 자격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망설였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신청했다.
클래스가 열리는 날,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바로 큰 테이블 두 개가 보였고, 테이블 위에는 필기도구와 네임카드가 있었다. 커피앰배서더가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참여한 사람들을 세심하게 챙겨줬다. 덕분에 클래스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편안했다. 웰컴드링크로 제공된 잘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클래스에 몰입했다.
클래스는 네임카드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닉네임을 적고,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에게 닉네임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나만의 커피 취향 찾기’ 시간이 이어졌다. 향과 맛, 풍미를 세분화해서 정리한 자료를 참고하며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네임카드에 적었다. 네임카드에 적은 나의 커피 취향은 진하고 강렬하지만 균형 있는 풍미, 견과류처럼 고소하거나 그린 허브와 삼나무의 향을 가장 좋아하며 선호도가 가장 낮은 것은 상큼달달한 자두, 복숭아, 베리였다.
시향, 시음하는 시간도 있었다. 먼저 분쇄된 세 종류의 원두 향을 맡아봤다. 역시나 커피 고유의 향은 세 종류 다 느껴졌지만, 원두에 따라 향이 조금씩 달랐다. 한 공간에서 연속으로 세 종류의 원두 향을 맡아보니 평소보다 더 향의 차이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시향 후에는 시음 했는데, 다양한 원두의 커피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아이스로 마실 때와 핫으로 마실 때도 커피 맛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 새로웠다.
함께 제공된 티라미수 케이크와 함께 커피를 마셔보기도 했다. 평소에는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를 함께 즐길 때 커피가 단맛을 중화시켜 주는 매력 하나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디저트와 함께하면 또 다른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커피앰배서더의 말을 들으며 디저트를 만난 커피를 마셔보니 그동안 몰랐던 매력들이 느껴졌다.
커피는 디저트의 단맛을 중화시켜 주기도 하지만, 융화도 잘 되는 음료였다. 디저트의 달콤함을 돋보이게 해주면서, 자기의 고유 맛과 향을 더 드러냈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해준 그 힘은 디저트와 커피의 조화에 있었다.
스타벅스의 역사와 기업 마인드, 원두의 전통을 알아가는 시간도 있었다. 스타벅스는 커피가 가장 내 입맛과 잘 맞고, 커피 외에 다른 음료도 독특하고 맛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브랜드가 어떠한 마인드로 커피와 고객을 대하는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됐다. ‘서머 커피 스토리’ 시간은 커피와 좀 더 가까워지려고 왔다가 이 스타벅스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시각까지 덤으로 얻게 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별별 바리스타 브루잉’ 이라는 시간이 이어졌다.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노하우를 듣고, 레버 드리퍼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고 시음해 보는 시간이었다. 내가 참여한 지점은 안전을 위해 직접 추출해 볼 수 없었지만, 커피앰배서더가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 물론 리저브 매장이나 다른 커피 브랜드의 매장에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본 적은 있지만, 커피앰배서더가 내리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본 건 또 다른 느낌이었다. 매년 선발하는 스타벅스를 대표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커피앰배서더가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시고, 그 과정을 가까이서 보게 돼서 기뻤고, 영광이었다.
레버 드리퍼는 두 가지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도구였다. 레버를 열고 추출한 커피와 레버를 닫고 추출한 커피를 직접 맛을 보니 레버 드리퍼의 특징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단지 레버 오픈 유무 하나로 커피의 맛이 달라지는 게 신기했다.
클래스가 끝난 후, 퀴즈를 맞히면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경품은 신상 텀블러와 원두였는데 나는 비록 받지 못했지만, 참여자 모두에게 제공되는 원두가 있어서 아쉽지 않았다. 아침을 별다방클래스와 함께한 덕에 그날은 내내 향긋했다.
그동안 다양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보면서 내 취향의 커피가 어떤 커피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커피든 잘 적응하고, 맛있게 마시는 편이라 확신이 없었다. 이번 클래스에서 나만의 커피 취향을 세세하게 찾아가면서 나만의 커피 취향에 확신이 생겼다.
별다방 클래스에 참여했던 시간은 나를 알고, 커피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만약, 계속 망설이다가 인원 마감으로 신청을 못 하거나 자격이 안 된다고 아예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나와 커피를 더 알아갈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나와 커피의 거리는 제자리였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커피 지식, 애정도,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횟수 등이 아니라, 커피와 가까워지고 싶은 바람, 커피를 좋아하는 마음을 여기서 더 키울 것인지에 대한 의지와 작은 용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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