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yul Feb 15. 2021

코로나 19와 우리.

'코로나19' 소재로 적는 드라마같은 하루 2편.

어느 날, 어린아이가 기침을 하는데 소매로 가리고 하는 것을 봤다.

마스크는 당연히 끼고 있는 상태였다.

그 모습을 보는데 기특함과 함께 미안함과 씁쓸함이 느껴졌다.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상황을 더 키워서 어른들도 이겨내기 힘든 이 상황을 

어린아이들까지 긴 싸움을 하게 만든 것 같았다. 


어른들도 밖에 나가고 싶고, 마스크가 답답하고, 손 씻기도 귀찮고, 신경이 곤두서는데,

한창 밖에서 뛰어놀고 싶은 아이들은 오죽할까. 

아이들은 모자나 양말을 오래 하고 있는 것도 답답해하는데, 마스크는 얼마나 더 할까.


어른들도 소매로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게 습관이 잘 안 돼서 까먹을 때도 많고,

또는 마스크 꼈다고 괜찮다며 가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이가 몸에 배어 있는 듯이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부끄럽기도 했다. 


그리고 며칠 후, 

한 인간의 또는 한 집단의 이기심으로 인해 확진자들이 급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연하게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소매로 입을 가리며 기침을 하던 어린아이와

당연하게 규율과 매너를 지키지 않았다가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든 사람들. 너무 비교됐다. 


아이와 어른뿐만 아니라 같은 어른들끼리에서도 이렇게 대조되는 상황은 매우 많다. 

어려운 때에 서로 돕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힘든 것만 내세워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열심히 규율을 지켜준 덕에 최악의 상황을 막은 사례가 있는가 하면, 

잘 지키는 사람들을 유난 떤다고 말하며 여기저기 민폐를 뿌리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기본을 지키려는 집단이 있는가 하면, 지키지 않아 문제를 더 키워놓고도 큰소리치는 집단도 있다.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정말 희생되는 사람만 희생되는구나, 지키는 사람 따로 있고, 지키지 않는 사람은 따로 있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인간의 이기심은 참 깊으며, 이기적인 사람과 집단들은 매우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슬펐다.


이렇게 코로나 19로 인해 이기심, 안일함, 실수의 반복, 사회적 약자, 편견, 본성, 냄비근성, 좁은 시야, 

잘못된 생각에 갇혀서 주변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등이 여느 때보다 더 수면 위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19는 우리가 언젠가는 풀어야 하고, 바뀌어야 할 문제들을 과감하게 눈 앞에 드러내고 있다. 

드러난 문제들을 볼 때마다 무섭기도 하고, 때론 '올게 왔구나' 싶다.


마치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경고를 하는 것 같았다. 

"더 이상은 그렇게 살면 안 돼."라고.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보면, 기회일 수도 있다. 

보통 경고할 때, 애정이 있는 사람 또는 문제점을 고치는 데에 있어 가능성과 희망이 보이는 사람한테 하지 않는가. 애정도 없고, 가능성과 희망도 없는 사람한테는 경고보다는 바로 아웃이지 않는가. 


따라서 그 경고는 잘못된 것을 바꾸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 애써 외면하거나 지나쳤던 문제들 또는 약자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물론, 코로나 19로 인해 주거형태가 바뀌고, 언택트에 시도하는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며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잡으려면 우리는 더 노력해야 한다. 시야를 더 넓혀야 한다.


부디, 우리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똘똘 뭉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처럼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를 바란다.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제발 잘못된 방향으로 이탈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길 바란다.


(덧붙여서, 우린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집콕을 버티기 위해 달고나커피 만들기, 홈카페, 홈바 등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내고 실천한 사람이 우리들이니까. 그런 정신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드라마같은하루 / 코로나19와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