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보았던 나를
자랑할 게 많다 여긴 나를
당신을 찬양합니다.
저에게 오신 당신을 찬양합니다.
나만 보고
나를 가리고
나를 돋보이게 하고
내가 하려고
내가 이루려 했던 모든 것을
당신 앞에 모두 내려놓습니다.
이제야 내려놓습니다.
해보고 해 보고 또 해보고
그래도 안 된단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나서야
이렇게 벌거벗은 그대로
당신 앞에 나와 당신에게 안깁니다.
저를 용서하소서.
자랑할 게 많다 여긴 저를 용서하소서.
드러내려 인정받으려
구구절절 애쓰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럼에도 모든 것이 은총이며 은혜입니다.
이렇게 뱅뱅 돌아 당신밖에 없음을 알게 하신
저의 모든 고통과 두려움과 자신 없음과 인정 욕구
축 처진 찡그림과 가슴 치던 날들
나여서 참는다는 착각과
나만 깨달았다는 심각한 분리,
못된 거부감과 허영심...
가렸다가 드러냈다가
나에게만 집중했던
이 모든 애처로운 노력들을 축복합니다.
그 덕분에 지금 당신을 찾아
아니 당신께서 저를 찾아
지금 여기서 당신을 느끼고
찬양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종교가 있다. 각자의 우주를 갖고 있다. 그 우주는 너무나 섬세하고 개인적이고 은밀하여 설명할 수도 없고 자신조차 모르고 있기도 하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작은 우주,
반복된 경험, 특수한 체험으로 쌓아 온 나만의 종교는
계속되는 담금질로 확장되고 발전되어야 한다.
더 큰 세계, 미지의 나,
은총과 영원의 느낌이 지난 후
내면에서 솟아난 깊은 감사
몇 번의 황홀하고 강력했던 경험 후에도
여전히 나는 죽어질 나를 붙들고
괴로워하며 미워하며 고통스러워했지만
살아있는 느낌도
죽어가는 느낌도
모두 다 확장을 위한 시간이었다.
계속해서 점점 더...
위를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애쓰는 나를 감싸안는
또 다른 존재에 가까워져,
이제껏 숨 쉬어 온 모든 순간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