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이 예쁜 밤
상처가 말했다.
어떨 때 너는
싫다면서 사실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놓지 않고 만지작거려
딱지 속에 잠든 나를
기어코 헤집어 놓지.
아프다며 나를 만져
아픈 너를 즐기는 듯
하지만 아픈 건 너뿐이 아냐.
네가 아프면 네 곁의 사람들도 아파.
시원한 바람을 열어 환기를 해줘.
난 차오르고 있어.
저절로 살이 차서
동그레지도록
결핍이 채워져
부드럽게 떨어져 나가게...
그건 내가 잘하는 일이야.
너는 그저 허용해 주면 돼.
치유의 빛이 저절로 솟아나
스밀 수 있게
가만 내버려줄래?
바람이 불어 시원한 날
아픈 너를 놓고서
아문 너를 안고서
씩씩하게 웃어줘.
웃는 건 너뿐이 아냐.
네가 웃으면 네 곁의 사람들도 웃어.
나는 스스로 자유로워질테니,
너는 그저 허용해 주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