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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9시간전

어렵더라도 해볼 가치가 있는 일

진실을 마주하고 나의 전부를 사랑하는 일

뭔가 잘못됐다는 기분, 누군가 당연한 듯하는 말을 흉내 내려 열심히 해보지만, 잘 살다가도 삐끗하는 날이면 순식간에 자책감이 밀려듭니다. 어두운 생각에 파묻혀 며칠을 보낸 후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다시 자기 계발서를 읽고 동기부여 영상을 보며 굳은 다짐을 하죠.


‘그래, 이건 내 모습이 아니야.’

‘나는 반드시 달라질 거야.’


아니요. 지금 그 모습이 당신입니다.


슬프게 들리겠지만 아무리 해도 완벽해지지 않는다는 게 진실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근본 모습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을 거예요.


이 말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나요?


마음속에선 이미 다른 소리가 들렸는지도 모르겠네요.


‘무슨 소리야? 이렇게 무능하고 못나고 불안정한 사람이 나라고? 인정 못해. 나의 잠재력은 아직 발휘되지 않았어!’


그렇게 갈기갈기 찢기고 너덜너덜해지도록 비슷한 패턴을 반복했으면서도 여전히 같은 이야기에 속을 건가요?


직면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주하기 두렵습니다. 그대로 있으면 들킬 것 같아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가면을 쓴 게 익숙해져 이제는 이게 가면인지 진짜 나인지 구분조차 안되고, 분위기를 맞추고 남의 표정을 살피는 게 습관이 되어 이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기분인지 알지도 못하겠고 표현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잘나야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고, 능력 있고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지금 여기서 잠시라도 의심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돈을 잘 벌어야 능력 있는 사람이고, 특별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신념은 과연 진실인지, 아니 꼭 인정을 받아야만 하는 건지, 그토록 집착하는 인정이 도대체 무언지도 의문을 던져보세요.


못남과 잘남을 모두 품어야 온전해진다는 것을

멀쩡한 나도 안 멀쩡한 나도 모두 나라는 것을

우월한 나도 열등한 나도 모두 나임을


슬프지만 슬프지만은 않은 이유는


변하기 힘든 나,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맘에 안 드는 나를 포함하여 모든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어렵더라도 해볼 가치가 있는 일.

진실을 마주하고 나의 전부를 사랑하는 일!



불안했던 저를 떠올리며 [안 멀쩡한 날 보는 책](가제)을 만드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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