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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사잡썰

조기대선에서 보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by 심준경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새벽이다.


정치 이야기를 일절 안 하던 컬리 물류센터 휴게실에서도 오늘은 저녁 먹고 쉬는 시간 내내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는 분위기였다.


사람들은 모두 다 정치 이야기를 시작하면, 내비치는 것보다 훨씬 정치에 관심이 많다.


정치 이야기가 안 나오던 그곳에서, 윤석열의 세례명에 부여되었던 성인의 사망일이 4월 4일이라는


그, 많이 들었으나, 어떤 평론가였는지, 하여간에 요즘에는 삼프로보다 한국 시사를 많이 듣게 되니,


하도 여러 사람 말을 들으니 누가 말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하여간에, 그걸로 밥벌이하는 평론가가 하는 말을 그곳에서 듣게 되었다.


윤석열 탄핵안은 기각이나 각하될 수가 없다. 이유는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가진 중대한 위헌성. 말해 뭐 해.


그렇기에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새벽이라고 하는 수밖에...


윤석열은 하여간에 정치 과정 중에 부디 사면되어 주는 일이 없기를 기원한다.


이건 한국 민주주의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위해서라고 거창하게 말해주고 싶다만....


아무리 봐도 내 사감 때문에 그런 기원을 한다.


어쨌거나, 범죄자 잡아 깜방 넣는 게 직업이었던 사람이,


죽을 때까지(술을 하도 마셔대서 오래는 못 살겠지만) 깜방에서 범죄자로 살며, 범죄자들 사이에서도 왕따가 되는,


뭐, 그런 엔딩이 맞지.


내가 내는 세금(사실 어차피 얼마 안 되지만...)이 그 자의 밥으로 쓰인대도,


범죄자 깜방에 넣는다는 게 자신의 자부심이었을 그 인간이, 범죄자로 여생을 깜방에서 썩으며,


범죄자들 사이에서도 멸시를 당하고, 무시를 당하고,


그런 생을 오래오래 누리게 하는 데에 돈이 쓰인다면


아까울 게 전혀 없다. 그러니 오래오래 살아서 그곳에서 썩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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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남은 보수들은 이제 조기대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먼저 공은 이번 정부 각료들로 던져진다.


이번 정부가 선거 공고를 미룰 가능성을 김준일 평론가가 이야기하곤 하는데,


오랜 기간은 아니더라도 하루 정도는 어거지로 늦춰볼 개연성은 있다고 본다.


왜냐? 4월 4일의 60일 후는 6월 3일.


그런데 6월 3일은 하필이면 이재명 대표의 대법원 결심 공판일.


이재명 대표, 아니 그때는 이재명 후보의 결심공판일이라면 분명 메인 뉴스의 적어도 3~4번째 꼭지는 된다.


그러면 솔직히 그 뉴스가 나온 다음날에 선거가 진행된다면...


그건 확실히 투표에 영향을 준다.


솔직히 나 같이 관심 많은 사람은 투표장 가서 무효표 내더라도 투표장에 간다.


그런데 둘 다 싫긴 한데, 굳이 찍으라면 민주당 찍어주는,


뭐, 그런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아... 가기 싫고, 어디 여행이나 다녀오지...


뭐, 그런 마음이 들 가능성이 크긴 하다.


문제는 이번 정부 각료들이 다 하나 같이 이재명 대표하면,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을 거다...


뭐... 이 정도로 싸웠는데, 인간이면 당연히 밉겠지.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 인용되면 한덕수 총리는 태세 전환해서 척을 지지 않으려고 할 거다.


뭐, 그런 말을 하기는 하는데....


한덕수 총리는 헌법재판관 임명 3명 부득부득 안 하려고 했던 사람이다.


윤석열이 아무리 싫더라도, 이재명 대권 가도에는 어떻게든 깽판 넣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


그러니 얼마 남지 않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그래도 최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


과연 그런 선택을 할까? 그러면 선거 공고를 곧바로 하지 않고 어떤 핑계로든 못했다,


그러니 지금부터(대략 파면으로부터 11일 후) 50일 후로 선거공고를 하겠다고.


뭐, 이렇게 나올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싶다.


만약에 그렇게 한다면 민주당은 한덕수를 다시 탄핵하고, 이주호 대행 체제로 만들지 않을까?


과연 남은 행정부 각료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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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국민의 힘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솔직히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음 국민의 힘 대선 주자는 김문수가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고 나면, 저 당은 한동안 가망이 없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아는 사람 중에 극단적 친윤 유튜브를 가끔 보던 사람도, 계엄 지나고 석 달 지나니까 안 보는 것 같더라....


그런데, 4월 2일 재보선도 친윤 유니버스의 판타지를 깨부수기에 적격.


사실, 지금 이 시점을 살고 있는 우리는, 윤석열에 대한 탄핵 선고가


어쩌다 보니 이재명 대표의 2심 선고보다 늦어졌다, 뭐, 이렇게 말하지만...


먼 훗날, 한국의 보수정당의 역사를 연구하는 후세의 입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은 생각보다 늦어져, 4월 2일 재보선보다 늦어지게 되었다.'


라고 기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친윤 유니버승서 살던 사라들이 친윤 유니버스에 균열이 가는 사건이 연달아 두 번 생기게 되었다.


4월 2일 재보선 참패, 그리고 4월 4일 윤석열 탄핵 8:0 인용.


판타지 유니버스의 균열은 연달아 일어나야, 사실 그 판타지를 벗어던지기 쉽다.


어쩌면 그 유니버스를 통해서 안정을 찾던 사람들이, 이제서야 좀 위기감을 느끼고


보수 전체의 지형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대선에서 윤석열은 어떻게든 메시지를 낼 것이며,


윤석열이란 인간 말종은 기회주의적 태도가 항시 작동되므로,


아무리 윈희룡 전 장관을 더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가능성이 있는 김문수를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국민의 힘 대선 경선은 한동훈과 김문수가 탄핵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 세게 맡붙을텐데.


한동훈 전 대표에게 재보선 결과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


윤석열에 대한 나름의 애정으로 인해 촉발된 분노 같은 감정을 표출하고


내보낼 시간이 4달이나 주어졌기에, 은근히 마음이 많이 가라앉은 듯하다.


오히려 한동훈 전 대표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한동훈 전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는 게,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는 엄청난 악재이긴 하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표에게는 장기 비전이 별로 없다.


'기본 소득', 혹은 '기본 사회'를 밀지만,


솔직히 기본 소득은 실현될 수 없기에, 꺼내기도 힘들고,


기본 사회는 그저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 담론의 재탕, 삼탕 넘어 사탕, 오탕 느낌이긴 하다.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은 단기적인 이익 배분형 정치로 움직이며,


장기 비전의 부재는 상대를 향한 적대 감정을 통해 극복하는 게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의 핵심인데, 결국 요체는 내란 동조 세력과의 대결 구도에서는


이재명이 필요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한동훈이 보수의 대선 후보로 뛰면,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긴 할 것이다.


왜냐?


솔직히 우원식, 이재명, 조국, 한동훈 이 네 사람이 전부 12.3 내란의 일등 공신 대열이긴 하다.


그런데 대열 말고 완전히 등수를 매긴다면.


당연히 1등은 가장 많은 역할을 한 우원식 의장이다.


그다음 2등은?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포지션을 버리고서 가장 먼저 계엄에 대한 반대 표현을 해놓은


한동훈 전 대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테다.


물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은 다르게 생각할 테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내란 세력 심판을 위해 이재명을 찍어야만 한다는 논리는


이재명 vs 한동훈 구도에서는 성립이 어렵다.


그래서 이 구도에서 한찍윤, 한동훈을 찍으면 윤석열을 찍는 거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할텐데, 얼마나 먹힐지는 의문이다.


그랬을 때, 결국 이재명 대표에게 쉬운 선거가 되리라는 세간의 예측과는 달리


이기더라도 간신히 이긴 선거가 될 수도 있다.


첫 번째는 내란 세력 vs 민주 세력 구도의 불성립.


두 번째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비명을 지지하고, 이재명에게는 비토가 있는 층도 상당한데,


그 층에서 친명들이 맨날 "한나땡", "한나땡"했는데 얼마나 땡큐인지 보자며 투표장에 안 나갈 가능성.


뭐, 이런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여전히 내 소망은 제3의 개혁적인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인데...


어떻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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